우리 집엔 긴 겨울 동안 대형 냉동실이 가동된다.
베란다 전체가 냉동실이다~
바깥온도가 영하 30도면 유리창 하나 막혀 있어도
영하 20도는 된다. 여기에 냉동식품들을 보관한다.
막내가 얼음이 필요하다 해서 물을 얼리는데
걸린 시간이 1시간 남짓~
정말 성능 좋은 냉동실이다.
시베리아는 기나긴 겨울 동안 도시 전체가 냉동실이다
영하 40도 이하 내려갈 때도 있다.
생선 장사들은 겨우내 전기료가 많이 절약된다.
동태, 가자미 등 각종 물고기들을
가게 밖에 내 놓으면 그대로 얼어있으니까~
꽁꽁 언 것을 사다가 녹여서 요리한다.
시장에 가면 얼은 감도 팔고 있다. 돌맹이처럼 꽁꽁
언 감을 사다가 녹여서 먹으면 맛이 그만이다.
우리는 노출 시간이 그나마 적은 편이지만 영하 30도를
오르내리는 외부에서 종일토록 장사하는 노점 상인들도
있다. 정말 초인적인 사람이다.
더욱 놀라운 것은 영하 30도 오르내리는 추위 속에
갓난아기를 유모차에 태운 채 한 시간 정도 집 밖에
내 놓거나 일부러 아기를 데리고 산보삼아 다닌다.
어차피 겨울나라 살아갈 아이들~
일찌감치 추위 적응 훈련시키는 듯~
살아있는 몸은 어떠한 기후에도 잘 견디게 되어 있다.
영하 5나 10도에 온 나라가 법석을 떠는 대한민국에 사는
사람들도 이제 당당히 추위와 맞서기 바란다.
정히 추우면 외출할 때 적당한 모자 하나 쓰면 된다.
시베리아에서 살아가더라도 마음만은 얼어서는 안 되겠다.
따뜻한 <마음나누기>가 있어 위로가 된다.
글쓴이 이재섭 목사
2000년 7월 한국 교회 파송을 받아 동시베리아 이르쿠츠크에서
자녀들과 함께 10번째 시베리아 겨울을 맞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