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희망

이길환 (기독신문 편집국장)

“꿈은 이루어진다”는 말은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한국축구가 4강에 들면서 일반화됐다. 이후 다양하게 인용되면서 2010년에는 DMZ를 무대로 남북한 군인들이 축구로 교감하는 영화가 제작되기도 했다.

세상에 알려진 희망의 어원은 신화에 기인한다. 미의 여신 아프로디테와 손재주가 좋은 아테나, 그리고 간사한 술수와 말재주가 좋은 헤르메스의 기운을 불어 넣어 최초의 여인을 만든다. ‘모든 선물을 받은 여인’이란 의미의 판도라라는 이름을 가진 이 여인은 제우스로부터 열어보지 말라는 명령과 함께 상자 하나를 선물 받는다. 궁금증을 못 참고 판도라는 어느 날 상자를 열게 되고 그 순간 불행과 재앙들이 쏟아져 나왔다. 그때 급히 뚜껑을 닫아 남은 것이 희망이었다는 것이다. 불행과 재앙으로 뒤덮인 세상에 희망이 존재하고, 그것들이 수시로 엄습해도 맘속에 희망이 남아있으면 이겨낼 수 있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성경에서는 대체적으로 희망을 소망으로 기록하고 있다. 굳이 두 말을 구분한다면 희망은 바라는 바를 의미하고 소망은 믿는 바를 의미한다. 희망은 바램으로 끝날 수도 있지만 소망은 그 바램이 이뤄질 것이라는 믿음이 들어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희망은 기다림이요, 소망은 다가감이라는 말도 있다. 그런 면에서 우리가 흔히 쓰는 “꿈은 이루어진다”는 말은 소망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통치자는 꿈과 희망을 만들어 내는 사람이다. 국가지도자가 그렇고 교회 지도자들의 임무와 역할 역시 그렇다.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볼 줄 알아야 하고 낮아져야 한다. 희망은 자기를 부정할 때 나오고, 희망은 또 다른 희망을 만들기 때문이다.

어둠이 지나면 광명이 온다. 어둠은 암흑이며 공포와 무서움을 동반하지만 지난날을 돌아보게 하는 침잠(沈潛)의 기능이 있고 쉼과 충전의 기회를 제공한다. 하나님은 시련과 연단을 통해 목적들을 이루어 왔고 절망 뒤에 언젠가 희망이 온다는 진리를 우리에게 보여주었다.

근래 각박한 세상에 희망의 메시지를 전해야 할 교회의 처지가 말이 아니다. 새해 벽두 한국 교회가 만들어야할 희망은 무엇인가.

2013년 01월 08일 (화) www.kidok.com

러시아 천사 방문자 여러분 2013년 희망이 넘치고 나아가 소망의 한 해가 되시길 기원합니다.

<사진설명> 이르쿠츠크 1번교회 세례(침례)식 장면- 세례(침례)는 천국민의 표시요 거듭남과 소망을 상징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