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은호 목사(옥인교회)
지난 주간 태풍 볼라벤이 한반도를 강타했다. 그동안 전국민이 위성 사진을 보며 다가오는 태풍에 대해 이렇게 마음 졸이며 대비한 일은 없었다. 과거에 어떤 대비도 하지 못한 채 큰 타격을 받았던 아픔을 교훈 삼아 이번에는 학교 휴교령까지 내리며 대비했고 그래서 피해를 많이 줄일 수 있었다. 물론 사회활동이 거의 마비되다시피 했지만, 안전을 위해 대비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함께 배울 수 있었던 소중한 기회였다.
얼마 전 프놈펜을 방문했을 때 지난 5월 선교사 가족 중 오토바이 사고로 세상을 떠난 가족이 있다는 슬픈 소식을 전해 들었다. 12년 전 섬기던 교회에서 파송했던 선교사 부부가 교통사고로 소천 했던 아픔이 떠올랐다. 지금도 우리 주변에는 건강을 잃고 선교지를 떠나야 하는 선교사들이 있다. 이러한 어려움은 선교사 가정만이 아니라 파송한 교회에도 큰 아픔을 가져온다. 따라서 파송 교회는 선교사의 안전을 위해 기도하며 필요한 도움을 적절하게 주면서 위험부담을 덜어주어야 한다. 그것은 결국 교회를 위한 것이다.
부산의 한 교회에서는 파송 선교사들을 귀국시켜 건강검진을 했고 그 과정에서 몇 분의 선교사에게서 초기암이 발견되었고 곧바로 치료해 주었다고 한다. 그렇다면 20년 가까이 된 자동차를 타고 좋지 않는 비포장 도로를 달려야 하는 선교사들에게 보다 안전한 차량을 제공한다면 이 또한 얼마나 유익한 섬김인가? 교회는 안전과 함께 경제적으로 정서적으로 신앙적으로 위기를 당하지 않도록 더 잘 섬기며 도와주어야 한다.
물론 우리가 염려하고 대비하여 피할 수 있는 재난은 제한적이다. 그러나 대비할 수 있는 일을 방치하여 태풍 피해 이상의 어려움을 선교사가 만나고 교회도 아픔을 겪는다면 그것은 너무도 안타까운 일이다. 한 걸음 더 나아가 선교사만이 아니라 개척교회를 섬기는 목회자들까지도 건강하고 안전하게 사역할 수 있는 환경을 교회와 교단이 함께 조성해야 한다. 이러한 섬김은 매우 긴급하고 우선적인 일이다. 지금 또 다른 태풍이 올라오고 있다.
2012년 08월 31일 (금) www.kid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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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과 섬김의 삶
이은호 목사님을 글 가운데 선교사의 삶을 공감하시는 부분이 많아 천사홈에 소개합니다. 저희가 2년 정도 거주했던 카자흐스탄 침켄트에서 우즈벡 타쉬켄트까지 육로로 가기 위해 긴 고개를 넘어야 합니다.
카자흐스탄 차량들은 대부분 노후되고 성능이 떨어져 길이 얼어붙은 겨울에는 이 고개를 올라가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불도저가 차량을 고개 위까지 올려다 주고 돈을 받는 진풍경이 보였습니다.
반대로 우즈벡에서 카자흐스탄 침켄트로 가기 위해 긴 내리막길을 통과해야 하는데 겨울에는 차량이 미끄러질 수 있습니다. 우즈벡 선교사님이 이 길을 지니다가 그만 순직했다고 합니다. 자세한 상황은 알 수 없지만 지프차였다면 사고를 피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하고 생각해 보았습니다.
저희는 카자흐스탄에서 뜻하지 않은 방해를 많이 받은 탓인지 심장이 나빠지고 말았습니다. 정기적인 심장 종합 진단을 받아야 합니다. 얼마 전에 병원에 들렸더니 심장 종합 진단을 받겠냐고 묻더군요. 하지만 진단비가 100만원 가까이 든다 하여 다음 기회로 미루었습니다. 선교지에서 지내는 동안 심장이 아니라 마음을 아프게 하는 일들이 이따금 발생해 영육 간의 안정을 찾기 위해 기도와 독서, 학습 등으로 시간을 보냈습니다.
선교지에서 지내는 동안 많은 사람보다 한 사람이 소중하게 느껴질 때가 많았습니다. 카자흐스탄에서 만난 고려인 알라 선생님 가족이 저희를 많이 도와주어 감사했습니다. 영국 선교부에서도 어려운 시기에 숙소를 제공해 주고 마음을 같이 해 고마움을 간직하고 있습니다.
러시아에서 만난 미하일 목사님, 이반 목사님은 좋은 동역자이자 친구처럼 지내고 있습니다. J형제가 저희와 합류하게 되어 빈자리를 메워주고 앞으로도 많은 분깃을 감당해 나가리라 기대됩니다. 미하일 목사님, 이반 목사님 또한 J형제가 곁에 있어 힘을 얻고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참여해 민족을 초월한 동반자가 되어주길 소망합니다.
태풍과 같은 고난을 이기는 길은 사랑의 마음이라 생각됩니다. 태풍이 몰아쳐도, 신뢰와 섬김의 자세를 지닐 때 그리스도 안에서 안정된 삶을 살아갈 수 있습니다. 선교사와 이웃을 섬기는 교회와 성도 그리고 후원자 여러분들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어떠한 태풍도 국가와 교회들 그리고 여러분 삶 가운데 지장을 주지않고 피해가길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