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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경묵 목사(평성교회)

단기선교의 계절이 되었다. 한국교회는 7, 8월이 되면 국내외 단기선교로 분주하게 움직인다. 이맘때가 되면 공항은 선교지를 향하는 팀들로 인해 북새통을 이루며 선교지로 가는 항공기마다 만원이다. 세계 제2의 선교 국가답게 선교열기가 뜨겁다. 주님의 지상명령인 복음전파에 열정을 다하여 사명을 감당하는 한국교회가 자랑스럽기도 하다. 휴가를 내어서 선교지로 향하는 헌신된 일꾼들을 보면 목사인 내가 부끄러울 때가 있다. 자비량으로 선교를 감당하는 성도들을 대할 때마다 미안하기도 하고 감사한 마음이 든다.

필자도 여름이 되면 성도들과 함께 선교지로 간다. 특별한 선교 훈련을 받은 것도 아니고, 선교에 대한 남다른 지식이 있는 것도 아니다. 복음에 빚진 자의 심정으로 선교지로 가는 것이다. 선교지를 오가면서 느끼는 점이 있다. 그것은 많은 선교팀들이 아무도 가려하지 않는 곳으로 가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지리적으로 시간적으로 가기 힘든 곳이기 때문일 수도 있다. 그러다보니 선교지의 몇 곳으로 선교가 집중되어진다. 복음이 들어가야 할 가장 시급한 곳은 가는 선교팀이 없어 복음의 불모지로 남게 된다. 이런 모습은 한국교회가 거리적, 비용적으로 가장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동남아 선교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현상이다.

필자가 섬기는 교회는 수년째 몽골로 단기선교를 하고 있다. 현지 선교사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한국에서 들어오는 선교팀의 90%이상이 울란바트로와 주변에 집중되어 있다고 한다. 현지 선교사들은 선교팀을 맞느라 정신없이 선교철을 보낸다고 한다.

우리 교회의 선교원칙 중에 하나는 ‘아무도 가려고 하지 않는 곳으로 선교를 간다’는 것이다. 우리가 가는 몽골 선교지는 세계 어느 선교팀도 들어오지 않는 선교의 오지이다. 몽골의 수도 울란바트로에서 경비행기를 타고 다시 이동해야 하는 먼 거리이다. 우리와 함께 하는 선교사는 없으며 현지 몽골교회와 함께 수년째 동역을 하고 있다. 남들이 가지 않는 곳으로 가다보니 그만큼의 어려움과 위험의 문제도 있다. 경비와 시간도 갑절로 소요되기도 한다. 무모하게 보이기도 한다.

몇 해 전 몽골의 시골, 허름한 음식점에서 톰이라는 독일선교사를 우연히 만났다. 그는 몽골에서 활동하는 NGO단체의 수장이며 목사이기도 하다. 그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가족들과 함께 몽골의 시골 오지를 다니면서 복음을 전한다. 톰선교사를 만난 것은 처음이지만 서로 소식을 들어서 누군인가는 알고 있었다. 그는 우리가 가는 선교지 자우항 아이막 이훌 숨(Zavhan Aymag Ihuul Sum-‘아이막’은 우리나라의 도(道), ‘숨’은 군(郡) 정도의 단위이다)에 복음을 전한 자였다. 그는 한국에서 선교팀이 들어온다는 이야기를 듣고 이훌에 가지 않고 더 먼 시골, 복음이 들어가지 않는 곳, 아무도 가려고 하지 않는 곳으로 선교를 하러 간다. 그를 우연히 몽골의 수도 울란바트로에서 700km 떨어진 몽골의 한 시골에서 만났으니 기적과도 같은 일이었다. 그와 짧은 만남 가운데 헤어지면서 톰이 한 이야기를 기억하면 가슴이 뭉클하다. “당신 선교팀은 그곳(이훌)에 복음을 전하고 교회를 세우시오, 나는 더 먼 시골, 남들이 가지 않는 곳에 가서 복음을 전하겠습니다. 그리고 나중에 천국에서 만납시다.”

선교지에서 잔 뼈 꿁은 선교사지만 톰에게도 미전도지역으로 향하는 여정은 쉽지만은 않을 일. 오직 예수님의 말씀 “너희가 권능을 받고 예루살렘과 온 유대와 사마리아와 땅끝까지 이르러 내 증인이 되리라”(행 1:8)를 되새김하며 묵묵히 발걸음을 옮겼다.

이번 여름도 선교지를 향한 발걸음은 뜨겁고 분주하다. 아무도 가려하지 않는 곳, 아무도 찾아가지 않는 곳으로 향하는 선교팀들과 선교사들의 발걸음이 많기를 바란다. 그곳이 주님께서 말씀하시는 ‘땅 끝’일 것이다.

2011년 06월 13일 (월) www.kid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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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끝에서 만난 사람들 - 이재섭 목사

시베리아 원주민 마을 순회 선교를 나갈 때면 땅끝 선교 현장을 실감하게 됩니다. 단기 선교는 바로 돌아갈 곳이 있지만 현지 선교사는 그냥 그 땅에 살아야 합니다. 그래서 땅끝(?) 가까이 가는 것을 부담스러워 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은 것 같습니다.

그리 크지 않은 도시 이르쿠츠크에서 약 200km 원주민 지역으로 들어가면 신자가 주민 1000명 당 한 두 명 정도 되는 마을이 나옵니다. 버스도 자주 다니지 않는 마을들- 더욱이 샤마니즘에 오래 젖어 있어 기독교를 가리켜 누구도 접촉해서는 안 될 이방(?) 종교 즉 아주 위험스러운 대상으로 꼽고 있습니다.

수년 전 이르쿠츠크 부랴트 종족 자역 수도 격인 우스띠 오르진스크 마을로 갔다가 미국인 선교사 필립 가족과 마주쳤습니다. 5만 명 정도 거주하는 부랴트 종족 중심 도시에 아예 집을 사 놓고 선교하고 있는 분이라 멀리 한국에서 찾아온 선교사 가족을 반갑게 맞아주었습니다. 이심전심이 이런 걸 두고 하는 말 같습니다.

하지만 러시아 종교비자가 3개월로 줄어들어 결국 철수하기로 했다는 말에 마음이 아팠습니다. 누구보다 더 시베리아 원주민을 사랑하는 선교사 가정이었는데 그만 떠나고 말았습니다. 선교 용품을 여러 곳에 나누어 주었는데 삼손 사역지에도 일부를 덜어 주었습니다.

자녀가 어릴 경우 3개월마다 국외를 오가자면 막대한 비용이 듭니다. 저희 가족의 경우 자녀들이 대학생이고 선뜻 선교지에서 물러날 마음이 없어 적지 않은 교통비 부담을 지닌 채 선교지를 고수했던 것입니다.
지난해 가을 주파송 교회 선교비가 중단되면서 적자 폭이 커지게 되고 자녀들이 대학교를 졸업하는 시기와 맞추어 안식년을 갖기로 했던 것입니다.

한국 도착 후 미하일 목사님, 이반 목사님에게 전화를 했습니다. 본국으로 돌아왔지만 결코 잊을 수 없는 동역자들입니다. 이분들과 젊은 제니스 목사, 그리고 우리가 방문했던 원주민 마을과 성도들을 위해 그리고 러시아 전역을 위해 매일 기도하고 있습니다.

땅끝을 잠시 다녀오는 것도 중요하지만 끊임없는 관심과 기도가 필요합니다. 구체적으로 후원할 수 있으면 더욱 효과가 높습니다. 땅끝 선교 현장을 선호한 탓에 지방 도시에서 학업을 쌓아온 저희 자녀들이 대학원만이라도 모스크바 국립대 대학원에 진학할 수 있도록 기도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아울러 앞으로 더욱 폭넓은 사역을 펼쳐 나갈 수 있도록 관심을 갖고 기도해 주시길 당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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