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int this page
2011.06.09 04:54

은혜의 단비

조회 수 3449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홍광무 목사(나주 영산포교회)

벌써부터 무더위가 시작되는듯합니다. 교회 주차장의 시멘트 바닥에 복사되는 열기가 올해는 얼마나 더워질까 미리부터 염려(?)가 듭니다. 그래서 그런지 새벽녘에 내리는 비가 반갑습니다. 한 낮의 뜨거운 태양 볕은 땅을 단단하게 하지만, 새벽의 빗줄기는 땅을 부드럽게 하기 때문입니다. 필자가 살고 있는 사택에는 약 10평이 조금 넘는 마당이 딸려 있습니다. 작지만 금잔디로 덮여 있어 한 가운데에 파라솔을 세워 놓으면 제법 운치가 있습니다. 봄이 되고 5월이 되면서 마치 죽어버린 것처럼 바짝 말라버린 모습에서 어느새 파릇한 모습으로 가득하게 변하여 보는 이의 마음을 한층 더 즐겁게 합니다.

그런데 해마다 경험하는 것이지만 몇 평 되지도 않은 잔디밭에는 이름도 알 수 없는 수없이 많은 잡초들이 잔디가 파릇해지기도 전에 먼저 고개를 내밀고 뿌리를 깊게 내립니다. 그래서 시간이 날 때마다 잡초를 제거해 주지 않으면 작은 잔디밭은 금방 잡초들로 무성해져 버립니다. 또 뿌리까지 뽑아주지 않으면 금방 다시 자라게 되고, 혹 우리 목사님 게으르다 할 것 같아 그때그때 잡초를 제거하고 뿌리까지 뽑아 주어야 하는데 그게 여간 만만하지가 않습니다. 단단하게 땅이 굳어지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 새벽에 내린 비가 반갑습니다. 잡초를 뽑을라치면 물을 흠뻑 뿌린 다음에 잡초를 뽑는데, 얼마 전에는 비가 충분히 내려 굳이 물을 뿌리지 않고도 아직 채 제거하지 못한 잡초들을 작심하고 뽑아버릴 수 있었습니다.

목회를 하면서 죄악의 잡초들이 자라지 않고 뿌리 내리지 않으면 얼마나 행복하고 아름다운 목회가 되겠나 하는 생각을 수도 없이 해보게 됩니다. 그렇지만 참 바보스럽게도 성도들과의 관계 때문에 또 이런저런 이유들로 마음 밭이 굳어져서 그때그때 쓴 뿌리들이 뽑혀지지도, 제거되지도 않은 채 강단에서 말씀을 선포한 적이 한 두 번이 아닙니다. 또 사람의 바보스러움과 어리석음이 얼마나 쉽고 빠르게 심령이 굳어지게 하는지 모릅니다.

십 년, 이십 년 십자가라는 최고의 복음을 날마다 접하는 동안 이제는 너무도 익숙한 소리로 들려져서인지 TV 드라마 주인공의 대사 한 마디보다도 못하게 들려지는 굳어져 버린 귀와 심령이 나의 모습이려니 생각하니 두렵고 떨립니다. 그러니 아무리 작은 쓴 뿌리라도 쉽게 뽑혀지지 않는가 봅니다. 얼마나 더 주님께서 피를 흘려야 하는지? 은혜의 단비만 내린다면…….

2011년 05월 23일 (월) www.kidok.com

**********************************

5년 전 몽골 선교사님들이 이르쿠츠크를 방문했습니다. 선교사들이 멀리 다른 나라에 가는 일이 쉽지 않습니다. 마음먹고 먼 길을 나서기로 한 만큼 이르쿠츠크 선교사들을 만나고 싶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나도 누가 선교사인지 어떤 성격의 모임이 있는 지 잘 알지 못하고 있다. 잡초가 있어 토양을 어지럽히고 있다는 말까지 했습니다. 굳이 이들을 만나기 원하면 우리를 빼고 접근해야 더 쉬울 것 같다고 말하자, 우리 안내를 받는 것으로 결정했습니다.
지난해 몽골 선교사 리더가 자기 쪽 사람을 보내면서 우리 모르게 일을 진행한 것을 보고 씁쓸하게 생각됐습니다.

올 초에 지역장 또한 이런 태도를 보여 소속에서 탈퇴하기로 한 결정적인 이유이기도 합니다. 수일 후 이 자가 한 말을 천사홈에 소개할 생각입니다. 모두 이 선교사보다 나이가 적습니다. 나이든 목사가 꼭 필요해 보여 강조한 말을 흘려듣는 것이 선교지 현실이기도 합니다. 소속 선교사라는 동질감마저 찾을 수 없어 새로운 변화를 시도하기로 했습니다.

오늘 수년 만에 수원에 있는 동창 목사와 통화를 했습니다. 놀랍게도 자기 집 근처에 있는 자 또한 구설수에 올라 치리가 거론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목동과 비슷한 케이스인 듯- 젊은이 주위가 혼란에 빠져 있어 먼 나라까지 신경 쓸 틈이 없으리라 생각됩니다. 대신 정의감에 불타는 청년들이 하나라도 나서길 기대해 봅니다.

땅이 굳기 전에 잡초를 뽑아야 한다는 말에 공감합니다. 선교지에 좋은 씨가 하나 둘 심겨져 좋은 열매를 맺게 될 것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천사홈은 아름다운 일들을 고취시키고 혹 잡초가 무성해질 것을 대비해 경각심을 높이려는 의도도 있습니다. 독자 여러분의 양해를 구합니다.
은혜의 단비가 내려 풍성한 열매를 많이 맺고 그리스도의 향내가 두루 퍼지길 소망합니다.

<사진설명> 바이칼 호수의 아름다운 모습- 6년 전 이 선교사가 찍음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53 [데스크칼럼] 욕심 이재섭 2011.08.23 2841
152 용기있는 크리스챤 file 이재섭 2011.08.17 2854
151 화목에 대하여- file 이재섭 2011.08.11 3237
150 아름다운 만남 file 이재섭 2011.07.26 2814
149 믿음대로 이루어진다 file 이재섭 2011.07.21 3086
148 [데스크 칼럼] 연륜 file 이재섭 2011.07.09 4209
147 한국인 친구가 없는 선교사 자녀들 file 이재섭 2011.07.05 3867
146 아무도 가려하지 않는 곳으로 가자 file 이재섭 2011.06.22 4000
» 은혜의 단비 file 이재섭 2011.06.09 3449
144 받는 사랑과 주는 사랑 file 이재섭 2011.05.31 3198
143 비판하지 않는 눈 / 공동체 의식 file 이재섭 2011.05.27 2904
142 모세에게 배우는 리더십 / 차성도 교수 file 이재섭 2011.05.23 3140
141 [데스크칼럼] 초대교인들 file 이재섭 2011.05.13 4315
140 여섯 아이 부모인 제니스 목사 가정 방문기 file 이재섭 2011.05.06 3825
139 4가지 눈 file 이재섭 2011.05.01 3415
138 [데스크칼럼] 부활신앙 file 이재섭 2011.04.22 3957
137 사랑의 빚진 자 file 이재섭 2011.04.05 3876
136 끝만 좋은 인생 되지 맙시다 file 이재섭 2011.03.31 3926
135 용서와 화해 file 이재섭 2011.03.16 4147
134 [데스크 칼럼] 발상의 전환 1 file 이재섭 2011.03.11 3626
Board Pagination Prev 1 ... 2 3 4 5 6 7 8 9 10 ... 11 Next
/ 11

로그인

로그인폼

로그인 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