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달리실 때 자리를 같이 해야 할 12제자가 모두 달아난 듯 주검이 혼자 방치된 상태였습니다. 십자가형은 그 목적이 잔인한 형벌이기도 하지만 죽은 뒤에도 수치를 줄 목적으로 만든 사형 방법이라 할 수 있습니다.
대부분 사형을 당하더라도 시체를 바로 치우는데 비해 십자가형은 주검이 그대로 매달려 있는 가장 잔악한 사형 방법 중의 나라입니다. 따라서 독수리가 시체를 먹기 위해 덤벼 들 수도 있고 사람들이 오가며 매달린 모습을 바라볼 수도 있습니다.

인류의 구원을 위해 십자가형을 자초하신 예수님, 특별히 우대받아야 할 하나님의 아들 예수님의 시신을 그대로 방치한다면 수치가 아닐 수 없습니다. 이때 혜성같이 나타난 숨은 제자가 아리마대 요셉입니다. 당시 공회의원이면 오늘날 상원의원 정도에 해당하는 민족 지도자요 높은 신분입니다.

“공회 의원으로 선하고 의로운 요셉이라 하는 사람이 있으니(그들의 결의와 행사에 찬성하지 아니한 자라) 그는 유대인의 동네 아리마대 사람이요 하나님의 나라를 기다리는 자라
그가 빌라도에게 가서 예수의 시체를 달라 하여 이를 내려 세마포로 싸고 아직 사람을 장사한 일이 없는 바위에 판 무덤에 넣어 두니” (누가복음 23:50-53).

사형당한 사람을 편드는 것은 매우 위험한 선택일 수 있습니다. 마가복음 15장 43에 “아리마대 사람 요셉이 와서 당돌히 빌라도에게 들어가 예수의 시체를 달라 하니”라고 기록했습니다. 아무도 예수님의 장사를 위해 나서는 자가 없을 때, 위험을 무릅쓰고 빌라도를 찾아가 예수님의 시체를 달라고 요청한 것입니다. 빌라는 예수님의 죽음이 자기 민족의 질투에 의한 것임을 알고 있었기에 순순히 내어 주었으리라 생각됩니다.

아리마대 요셉이 예수님을 장사지낸 돌무덤은 본래 부자들이 사용하는 최상의 장소였습니다. 바로 부자이기도 한 요셉 자신을 위해 준비해 둔 무덤이었던 것입니다. 예수님을 위해 모험을 감행하고 기꺼이 자기 무덤같이 헌사한 아리마대 요셉의 헌신이 있었기에 우리 주님께서 잠시나마 몸을 누일 수 있었던 것입니다.
또 한 사람의 숨은 제자인 니고데모가 이 무덤을 방문했습니다. “일찍이 예수께 밤에 찾아왔던 니고데모도 몰약과 침향 섞은 것을 백 리트라쯤 가지고 온지라 이에 예수의 시체를 가져다가 유대인의 장례 법대로 그 향품과 함께 세마포로 쌌더라”(요한복음 19:39,40). 두 분의 숨은 제자의 헌신적인 수고로 예수님의 장례가 훌륭하게 치러진 것입니다.

선교사들을 위해 수고 하는 숨은 제자 한 분을 소개하기 원합니다. www.wmission.net을 운영하는 목사님입니다. 누구의 지원도 없이 오래 전부터 이 홈페이지를 제작해 수고를 많이 하고 있습니다. 안양에 있는 작은 교회를 담임하고 있는 목사님은 예성 출신으로 이 선교사 학부 후배 격입니다.
세계 도처에 흩어져 사역하고 있는 선교사님들을 돕기 위해 오래 전부터 www.wmission.net을 운영해 오고 있습니다. 수 년 전 천사홈 글이 이 홈페이지에 실려 있어 이를 계기로 몇 차례 방문했습니다.

누가 홈 페이지 운영비를 지원하는 것도 아닌데 수고를 많이 하고 있었습니다. 개인 홈페이지와 달리 여러 사람의 글을 정리해 올리는 일이 쉽지 않습니다.
“이 홈페이지에 매달려 식구와 잠조차 제대로 못잔 채 지내고 있습니다” 라는 말이 기억에 남아 있습니다. 목사님 가정 모두 이 홈페이지 운영에 희생을 치르고 있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1974년 봄 이 선교사와 저와 같이 신학교를 입학한 목사님들이 주위에 몇 분 계시다고 합니다. 그분들은 선배 정도가 아니고 어른이시죠 하더군요. 아들이 고교 졸업반이거나 대학을 들어갈 나이가 되었을 듯- 그렇다면 이 땅에 와 있는 젊은이보다 최소한 다섯 살 이상 위일 것 같습니다. 선교지마다 환경이 다르겠지만 어른을 인정하지 않는 이 땅에 와 있는 우리네 젊은이들과 비교가 됩니다.
동인성결교회 목사님. 힘내세요. 주님께서는 숨어서 하는 모든 수고를 알고 계시답니다. 우리는 아리마대 요셉과 같이 니고데모와 같이 주님을 섬기기 위해 십자가를 찾아가고 예수님 계신 무덤을 방문해야 합니다.

내일 아침 일찍 시베리아 원주민 마을 순회 선교를 나갈 예정입니다. 대부분 마을이 교회가 없고 신자가 한 사람도 없는 마을도 많습니다. 인구 1000명당 한두 명 신자가 있는 땅이라 만남이 더욱 새롭답니다.
차세대 지도자로 육성하기 위해 신학교 입학을 권유하고 장학금을 지원해 온 일리야(부랴트 종족 청년)가 신학교 2학년을 마치고 중퇴한 상태입니다. 1년만 더 수업을 하게 되면 졸업을 하게 되는데 이번 만남을 통해 영적으로 회복하고 주님의 귀한 제자가 되어주기를 기도하고 있습니다(일리야를 직접 만나고 왔습니다. 다른 글에 쓰기 앞서 간단하게 소개합니다. 대학교에 다니는 여동생 뒷바라지와 경제력이 약한 부모님을 돕고 있더군요. 빨리 안정을 찾도록 기도바랍니다).
우리 모두 주님의 숨은 제자가 되어야겠습니다. 선교사님들을 섬기느라 수고하고 계신 목사님, 그리고 후원과 기도를 해 오고 계신 분들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사진설명> 이 선교사와 일리야- 일리야의 영적 회복을 위해 기도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