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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0.10 08:36

만남이 주는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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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오신 오 권사님(미국 시민권자)을 전송하기 위해 이르쿠츠크 공항에 나갔습니다. 미국 뉴욕에서 이르쿠츠크 왕복하는 표가 얼마나 싼 지 여기서 한국 왕복하는 비용과 비슷했습니다. 인터넷 검색을 통해 미국에서 러시아 기차표(환바이칼 표)까지 모두 구입할 정도로 여행 준비에 만전을 기한 모습이 눈여겨 보였습니다.

하지만 숙소로 지목한 곳은 시내에서 멀고 교통이 불편해 보였는데 우리가 추천한 한국인 민박집에 묵어 여러모로 편리하게 잘 지냈다고 합니다. 짧은 기간 동안 저희도 새로운 사실을 많이 알게 되었습니다.
민박집 주인이 본래 기독교 집안 출신이란 사실을 알게 되었고 직접 인사까지 나눌 기회를 가졌습니다. 이 지역에 와 있는 한국인들은 거의 대부분 젊은이와 우리 사이에 거리가 있는 것을 알고 있으리라 짐작되어 잠시 브리핑한 바 있습니다, 우리가 있는 자리에서는 이 자에 대해 함구하고 있었는데 지난 여름 한국에 가면서 일 년 뒤에 올테니 그때 만나자고 했다고 합니다.

바로 지난 7월 말 사라 선교사와 한 비행기로 한국에 나갈 때를 가리킵니다. 어쩐지 짐이 많아 이상하게 생각되었는데 안식년이거나 다른 이유로 한국을 나가게 된 모양입니다. 이방인에게는 인사를 하면서도 한 지역 선교사이자 한때 한 시간이 넘도록 전화를 주고 받던 사라선교사에게 긴 비행시간 동안 일언반구 인사도 없이 지냈던 것입니다.
더욱이 남의 눈을 의식한 탓인지 목소리가 들릴 만큼 가까이 앉아 한 마디 대화도 없이 한국까지 간 사실을 돌이켜볼 때 이 자 다운 치밀함이 엿보입니다.

오 권사님 편에 모스크바로 유학간 기은이에게 겨울옷과 필수품 몇 가지를 가방에 챙겨 보냈습니다. 전화를 했더니 공항에서 만나 미국으로 가는 국제선 터미널로 동행했다고 합니다. 그 사이 기은에게 얼마간의 용돈을 챙겨 주어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러시아와 바이칼 호수 여행 겸 우리와의 만남을 위해 멀리 미국 뉴욕에서 이곳까지 온 분이 있는가 하면 한 도시에 같이 살면서도 거리를 두고 지내는 박과 같은 젊은이도 있어 좋은 대조가 되고 있습니다.

미국에 30년을 살아오신 오 권사님조차 이곳 실정이 잘 이해가 안가는지 이런 마음으로 어떻게 선교를 하고 있다고 하는지- 그래가지고 무슨 일을 하겠어요 하는 것이었습니다. 나이든 목사와 만남이 싫으면 자기 혼자 조용히 피하면 될 것을 이 지역에 오는 크리스챤들 마다 얼마나 붙잡고 이간을시켰으면 우리와 한번도 만나지 않은 채 멀어지고 심지어 자기 주위 사람들에게까지 주의를 주고 있을까요. 언젠가 박의 말에 감염된 자들과 대면할 기회가 주어지리라 생각됩니다.

기은이는 모스크바 생명 교회를 다니기로 했습니다. 신학교 설립을 비롯해서 다양한 사역을 하고 계신 이 선교사님은 우리보다 훨씬 연배이십니다. 모스크바 방문 때 생명교회 담임이신 이목사님과 교제를 나누면서 이곳 상황을 설명했더니 자신이 목사의 아들이고 나이 또한 육십이 넘었지만 아직 그런 자를 만나보지 못했다면서 정말 생애 한번 만나기 쉽지 않은 인물이라며 놀라는 것이었습니다.

"네가 천국 열쇄를 네게 주리니 네가 땅에서 무엇이든지 매면 하늘에서도 매일 것이요 네가 땅에서 무엇이든지 풀면 하늘에서도 풀리리라"(마 16:19)고 했는데 한 지역에 먼저 와 있고 나이 또한 적지 않은 목사와 매듭을 짓고 있는 우리네 크리스챤 젊은이들이 이제라도 성경을 거울삼아 매듭을 풀기 위해 나름대로 노력해 주었으면 합니다.

외로운 땅을 방문해 잠시나마 아름다운 교제를 나눌 수 있었던 오 권사님과의 만남이 추억으로 남아 있습니다. 미국에 돌아가셔서 지내시는 동안 사업도 더욱 발전하시고 가정 또한 평안하시길 기원합니다.

<사진설명> 오 권사님과 석별의 정을 나누면서- 이르쿠츠크 공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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