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int this page
2009.08.27 11:20

선교지의 수수께끼

조회 수 4547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선교지에서 비교적 오래 지내왔지만 이따금 저희도 잘 판단하기 어려운 수수께끼 같은 일들이 발생합니다(건전한 선교지 문화를 위해 이글 내용을 일부를 수정 보완하기로 했습니다).

얼마전 저희가 후원자의 도움으로 집 한쪽을 교회로 꾸미는등 3년간 사역비를 지원했던 빌체르 교회에서 현지인 전도사가 침례(세례)식을 거행했다고 합니다. 러시아 침례교회는 본래 회중교회의 형태를 띠고 있습니다. 거대한 나라에 비해 목사님이 많지 않은 탓인지 전도사나 안수집사에게 침례(세례) 집례를 위임하기도 합니다.

수년 전 미하일 목사님이 저희가 지원하던 교회 현지인 전도사에게도 침례(세례) 집례를 할 수 있도록 권한을 부여한 바 있습니다. 이런 사실을 알고 이웃 공화국에 있는 현지인 목사가 그런 위임을 받으면 안 된다고 주장했다고 합니다. 아마 자기가 직접 와서 침례(세례)를 주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는 모양입니다. 이 사건에 얽힌 배경을 잠시 살펴보겠습니다.

현지인 교역자는 한 사람이라도 더 연관을 가지고 싶어 합니다. 수년 전 멀리 떨어진 공화국에서 이 지역을 몇 차례 방문해 교회 설립의 기초를 놓은 자도 자신들을 자주 찾아와 돌보고 있는 러시아 침례교와도 그리고 멀지 않는 곳에서 한 달에 한번 꼴로 침례교 목사님과 방문을 하고 사역비를 제공해온 저희와도 잘 지내기 원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사실을 두고 최초에 몇 차례 방문했던 자가 4년 전부터 동유럽에 머물고 있으면서도 저희가 자신의 사역지를 빼앗았다고 주장하면서 혼선을 빚기 시작했습니다. 오래 전부터 러시아 침례교 노회가 이 지역을 관장하고 있고 저희는 침례교 노회를 통해서 지원해 왔음에도 유독 저희를 목표로 공세를 취해 이해를 어렵게 했습니다.

누가 보면 선교지 교회 하나를 놓고 이권을 다투는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둘 다 한 지역에 있지 않으니 먼 나라에서 주장하는 말이 억지일 수 있습니다. 저희 사역 반경에 들어 있는 곳이라 선교지 질서를 위해서라도 외부에서 간섭할 수 없는 사안이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방에서 저희만 문제삼아 꽤 오랫동안 피곤한 나날을 보내야 했습니다.

이 사태로 인해 무엇보다 러시아 침례교 목사님들 보기에 민망스러웠습니다. 이미 침례교 노회에 등록된 교회이고 저희가 지원하는 현지 교역자 사례비도 현지인 노회를 통해 나가고 있는데 얼굴도 모르는 한국인이 마치 자기 소유(?)를 침해야 양 문제를 삼고 있으니 아이러니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르쿠츠크 주를 비롯한 반경 5000km 정도 되는 광할한 지역을 통털어 유일하게 거주하고 있는 교단 선교사임에도 존재 자체를 부정하려드는 태도가 납득이 가지 않았습니다.

이런 상황 속에서도 저희는 러시아 목사님들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매달 사역비를 지출했습니다. 하지만 지난 3월에 이 지역 교역자에게 1년에 한 차례 씩 3년 간 한국으로 초청해 주겠다는 말로 마음을 흔들어 놓았습니다. 말의 진원지를 추적해 보니 동유럽에 있는 자가 배후에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이 자의 주도로 한국에 가게 되면 선교지 교회가 있다고 주장해 온 곳을 방문하게 된다는 말에 놀랐습니다. 정작 사역비를 지불해 온 저희를 제쳐놓고 굳이 이렇게까지 해야 하는지 납득이 가지 않는 일입니다. 선한 열매를 맺기 위해서는 동기가 순수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원주민 현지인 교역자는 외진 곳에서 살아온 탓에 가능한 많은 곳과 연관을 갖고 싶어 합니다. 한국을 가보는 것이 꿈이었던 만큼 이 기회에 한국도 가고 저희와도 계속 잘 지내고 법적으로는 러시아 침례교 소속으로 남아 사역비를 된다는 식입니다.

저희와 연결고리를 끊기 위해 갖은 방법을 동원하는 것을 보고 그동안 비가 오나 눈이 오나 혹독한 추위가 몰아쳐도 오가던 사역지에서 한발 물러서기로 했습니다. 계속해서 사역비를 지원하던 것도 중단하기로 했습니다(사실 누가 이곳을 위해 지원한 것이 아니고 저희 사역비를 절약해 감당해 왔습니다).

동유럽에 있는 자나 그 후원교회가 사역비를 감당하는 것도 아닙니다. 결국 에반젤리칼(까이스까야교회)가 짐을 지게 되었습니다. 5월에 한국에 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던 현지인 교역자는 결국 금년에 못가게 되었습니다. 내년에 다시 시도하기로 했다지만 이또한 불확실해 보입니다.

동유럽에 있는 선교사는 인근 공화국에서 사역 중인 현지인 목사(자신이 가르쳐서 목사 임직한 케이스)에게 이 지역을 관장하도록 조치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매년 한 차례씩 방문하기로 되어 있다고 합니다. 러시아 침례교가 여러모로 지도하고 있는 곳이라 굳이 이런 일이 필요치 않음에도 명목상 해야 하나 봅니다.

러시아 침례교회에 이미 등록이 되어 있고 현지인 교역자나 성도들이 자주 방문해 예배를 돕는 등 여러 가지 사역을 펼쳐나가고 있는 곳을 두고 충분한 지원이나 사전 대화도 없이 지교회니 관할 지역이니 하는 것은 도리에 맞지 않는 표현이라 생각됩니다. 심지어 오랜 전통에 따라 현지인 교역자에게 침례(침례) 권한(결국 성찬까지 가능함)을 위임한 것을 두고 외지에서 간섭해서는 안 될 일입니다.

저희는 현지에 상주하는 선교사 가정으로 또한 이 지역을 오랫동안 돌보고 지원해 왔던 만큼 계속해서 관심을 갖고 기도하기로 했습니다. 시베리아 원주민 마을 선교를 위해 기도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선교지에서 수수께끼같은 일들이 이따금 발생하지만 현지 영혼들을 사랑하고 앞만 보고 나가야 하리라 생각됩니다. 이러한 태도가 선교지 문제를 순리적으로 풀어나가는 자세라고 믿습니다.

한 지역에 있는 크리스챤들 또한 부담을 갖지 않고 한몸이신 그리스도의 지체가 되어 좋은 교제를 나누고 많은 열매를 맺기를 소망합니다. 멀리 있는 자도 자기 영역 사역에 충실하고 다른 나라 다른 지역의 문제는 현장 선교사에게 맡기고 마음의 짐을 내려 놓았으면 합니다.
천사홈에 정말 아름다운 이야기만 실렸으면 정말 좋겠습니다. 그래서 어떤 글을 실었다가 아내 지우거나 수정하기도 합니다.
선교지 여기 저기에서 그리스도의 향내가 피어나고 아름다운 소식이 오갈 수 있도록 관심을 가지고 기도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사진설명> 한국 방문 때 보이차의 권위자이신 김명익 장로님 댁을 방문했습니다.
김장로님은 교제 폭이 넓어 여러 층의 사람들이 수시로 찾아오고 있었습니다.
장로님 댁에서 매주 토요 저녁에 많은 분들이 모여 예배를 드리고 있는데
저희 선교를 위해 후원과 기도를 해 주신 데 대해 깊이 감사드립니다.
장로님 댁 정원이 너무 아름다와 사진에 담아 왔습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93 아직도 푸른 잎을 포기 못한 선교사 file 이재섭 2010.01.21 2659
92 용서와 화목 file 이재섭 2010.01.13 2494
91 푯대를 향하여 file 이재섭 2010.01.04 3162
90 한 사람의 가치- <임금님 귀는 당나귀다> 이재섭 2009.12.30 3217
89 축 예수 탄생 - 승리자로 오신 예수님 file 이재섭 2009.12.26 3158
88 <메리 크리마스> file 이재섭 2009.12.21 2634
87 추위를 이기는 지혜 - 시베리아 선교사 file 이재섭 2009.12.19 3322
86 세상에 있는 교회 존재 의의 이재섭 2009.12.07 2654
85 용서는 사랑의 완성입니다 이재섭 2009.11.06 2738
84 선교지에서 생긴 일 1 file 이재섭 2009.10.18 2740
83 만남이 주는 효과 4 file 이재섭 2009.10.10 2910
82 좋은 나무와 못된 나무 file 이재섭 2009.10.06 3055
81 노보 방문 그 후 이야기 file 이재섭 2009.10.04 2460
80 아름다운 말하기 file 이재섭 2009.09.25 2748
79 이르쿠츠크에 부는 한류 바람 file 이재섭 2009.09.13 2897
78 영혼의 열정 file 이재섭 2009.09.09 2705
77 말의 갈래 file 이재섭 2009.08.29 2595
» 선교지의 수수께끼 file 이재섭 2009.08.27 4547
75 인사말이 주는 의미 file 이재섭 2009.08.19 2947
74 [오피니언] 만남의 축복 file 이재섭 2009.08.19 2699
Board Pagination Prev 1 ... 2 3 4 5 6 7 8 9 10 ... 11 Next
/ 11

로그인

로그인폼

로그인 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