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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남선 목사(미문교회)

어려서 처음으로 재미있게 읽었던 이야기 중 교과서에 소개된 ‘토끼와 거북이’가 있었다. 이 우화는 해석하는 견해에 따라 그 맛이 다르게 다가오는 데 어렸을 때는 토끼의 자만심과 거북이의 성실함에 대한 교훈을 받는 데 그쳤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에 다시 읽어 보면서 우리의 일그러진 모습을 보게 되었다. 경주를 함에 있어서 토끼는 거북이를 경쟁의 상대로 초점을 두었다는 것이고 거북이는 결승점을 자기의 목표로 여겼다는 사실이다. 토끼는 경쟁 지향적이었고, 거북이는 목표 지향적이었다고 할까.

삶이라는 인생의 여행길에서 우리는 수많은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그 여정에는 수많은 일들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사람들을 만나서 부딪치고 나의 앞에 놓여있는 일들을 겪는 동안에 삶이라는 여정이 짜여 지게 된다. 그러다 어느 순간에 자신을 뒤돌아보면 그 자리에 있는 수많은 사람들의 흔적을 발견하게 된다.

그 사람들에게 대한 나의 추억은 어떠한가? 여행이라는 목표를 제쳐 두고, 순간 순간에 만났던 이들을 경쟁자로 여기고 살아오지는 않았는지 스스로에게 묻는다. 이 물음은 앞으로 만날 이들에 대한 준비가 되기 때문에서다. 누구인지는 모르지만 앞으로 만날 이들에게는 예전처럼 대할 수 없는 것이다.

인생이라는 여행길에서 만나는 사람들은 누구인가? 때로는 함께 손을 잡고 서로를 격려하면서 언덕을 올라야 할 사람들, 비탈을 내려갈 때는 뒤에서 잡아주는 손에 나를 맡겨야 될 텐데 결코 그들이 나의 경쟁자가 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내가 만나는 이들은 나에게 동행의 즐거움을 주는 동반자로서 섭리의 축복이다.

삶은 경쟁이 아니고 그 자체로 목표이다. 삶이 경쟁을 위한 수단으로 바뀔 때, 그의 인생은 황폐하게 되고 만다. 성경 창세기 4장에 가인에게 있어 동생 아벨과의 만남은 복이었다. 믿음 좋은 동생이 아니었던가. 감사할 일인데 가인은 동생 아벨을 경쟁의 대상으로 생각해 시기하고 질투해서 동생을 죽임으로 가정과 그 인생에 비극이 왔다. 인생이라는 긴 여행에서 사람을 만난다는 것은 그것이 바로 축복인데 그를 경쟁의 대상으로 여기는 순간에 자신이 먼저 고립되게 된다. 우리는 사람을 만나는 것이 축복이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오늘도 사람들을 만나게 될 것이다. 그들 중에는 생각했던 이들도 있고, 생각하지도 못했던 이들도 있을 것이다. 그들을 대할 때 어떤 마음으로 다가가야 할 것인가? 경쟁자가 아닌 삶의 희로애락을 서로 나누는 꼭 필요한 사람들, 즉 잘 되면 박수 치고 혹시라도 그가 곤경에 처해있다면 끌어내서 세워주는 대인들로 살아야 하지 않겠는가. 사람을 살리는 것은 개인적인 것만이 아니다. 우리는 항상 어떤 상황에서 어떤 일을 행할 때 유익이 되고 사람을 살리는 무리가 되어야 한다. 만에 하나라도 누군가를 죽이기 위해서 모이게 된다면 그것은 성경에도 어긋나고 존재 가치가 없는 것이다.

총회나 교회도 마찬가지다. 세상에 유익을 남기고 그리스도의 사명을 독려해야 하는 데 반대로 세상의 손가락질이나 받고 교인의 위상을 오히려 해한다면 그것은 반 그리스도적 행위다.

만남은 축복이고 하나님의 섭리다. 긍정적 관계로 받아들이고 잘 유지해야 할 필요가 있다.

2009년 08월 10일 (월) 기독신문 www.kid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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