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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 선생님으로부터 이런 우화를 들었다. 어느 날 나무꾼 열 명이 나뭇짐이 실린 지게를 한 쪽에 새워놓고 쉬고 있었다. 그 중 한 사람이 유식한 척 말을 꺼냈다.
“맹자가 먼저냐 공자가 먼저냐?”
그러자 여러 사람이 “맹자가 먼저다”라고 주장했다. 어느 한 사람이 “아니다 공자가 먼저다”라고 말해 의견이 일치되지 않았다. 서로 자기 말이 옳다고 주장하자 “그럼 누구 말이 맞는지 다수결로 택하자”하는 의견을 내놓았다.
“맹자가 먼저라고 하는 사람”하자 그 중 아홉이 손을 들거나 지게 막내기를 들었다. 한 사람만 공자가 먼저라고 주장했다. 아홉 사람이 한 사람에게 “거봐라 맹자가 먼저지”하며 나무랐다.
하지만 공자가 먼저라고 한 사람은 자신의 말이 사실임을 확신했다. 어깨너어나마 진실을 습득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니까 평생 지게꾼이나 하지’ 하고 씁쓸하게 웃었다 한다. 선생님은 맹공박사 이야기라며 맹꽁이차럼 안 되려면 다수에 치우치지보다 뚜렷하게 진실을 바로 아는 사람이 되라고 충고하셨다.

엘리야는 바알과 아세라 제사장 850명과 싸운 바 있다. 엘리야의 기도 가운데 “나만 홀로 남아거늘-”이란 말이 자주 떠오른다. 과연 수가 적다고 해서 진리에서 벗어난 것일까.
이 지역에서 수년 전부터 우리를 두고 구설수가 많았던 것 같다. 선교사란 사실을 부정할 수 없다 보니 다른 이유를 걸어 수시로 말을 바꿔가며 문제를 삼아 왔다.
정작 선교사는 제쳐두고 너도 나도 "선교사" 호칭으로 서로를 부르고 있다 . 어디서 선교훈련을 받았는지, 파송한 교회나 단체가 있는지, 선교비는 정기적으로 오고 있는지도 잘 알 수 없다. 신학교를 졸업한 예도 드물다(대부분 독신녀들로 구성되어 있다).
선교 현장에서 무언가 선교사로서 역할을 감당하면 그래도 이름뿐인 것보다 낫다. 반주자로 봉사하던가, 가이드, 더러는 학생 신분을 계속 유지하고 있다. 한국 교회로치면 그저 평범한 교회 청년일 수도 있다.

굳이 자신을 선교사라고 생각한다면 기존 선교사를 먼저 인정해야 할 것이다. 그런데 정작 우리와는 아무 교류가 없으니 이또한 이해를 어렵게 한다. 누군가 이들을 선동을 해서 정상적인 선교사가 아닌 양 몰아붙인 탓이지만- 정작 당사자를 확인도 않고 단정해서는 안 될 것이다.
수년 전 이곳으로 자매 선교사를 보내기로 한 선교회 대표가 10년 가까이 알고 지낸 친구(?)였음에도 많은 사람 쪽을 택할 수밖에 없다는 말에 어이가 없었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자기편(?)을 확보하면 인정하는 것이 도리라는 뜻인지-

최근까지 이 지역에 한국 신학교 출신인 선교사는 불과 두 셋 정도이다. 이에 비해 선교사라고 지칭하는 사람들이 15명이 넘는 것 같다. 이에 비해 한국 교단에서 공식 파송한 선교사는 우리뿐으로 알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 중 누구 하나도 우리에게 자신이 선교사로 왔다고 전화한 사람조차 없다. 누군가 철저하게 사상 교육(?)을 시켜온 모양이다. 과연 언제까지 이런 양상을 띠게 될 것인지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

아무리 많은 사람을 규합했더라도 선교사 협회를 조직하는 일은 쉽지 않아 보인다. 지역 선교사 협회를 구성하려면 우리가 자동으로 회원이 되게 된다. 많은 사람들 앞에서 자신이 그동안 한 말들이 사실임을 입증할 수 있을까. 아마 쉽지 않으리라 생각된다.
협회 구성을 위해서는 회원 자격을 점검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이런 불상사(?)를 막기 위해서인지 벌써 수년 전에 선교사 수가 14명이니 15명이니 주장하면서도 아직까지 협회를 출범시키지 못하고 있다. 이들의 주장대로라면 지금쯤 선교사가 수가 20명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물론 소속 단체로부터 선교사 임명을 받고 파송된 사람도 있을 것이다. 또한 자신을 선교사의 한 사람으로 가꾸어가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하는 사람이 있을 수도 있다.

2년 전쯤 멀리서 총영사님이 이 지역을 방문하면서 선교사들을 만나기로 했다고 한다. 이때 목사 선교사로 자격을 제한했다고 한다. 결국 그 대상자는 세 명 남짓 되었으리라 생각된다. 외지에서 오래 계신분답게 지혜롭게 한계선을 그은 것 같다. 이 무렵 우리는 비자 문제로 한국 방문 중이었다.
시일이 흐르다 보면 어디선가 만남의 기회가 있으리라 생각된다. 선교사 자격 운운하던 자도 언젠가 한 자리에서 만날지 모른다. 이왕 자격 이야기가 나왔으니 모두 얼마나 자격을 잘 갖추었는지 물어볼 수도 있다.
굳이 할 말이 있으면 남아답게 일대일로 만나던지 아니면 모두가 모인 자리에서 대화로 풀어나가는 것이 순서이다. 굳이 우리를 피하고 싶더라도 선교지를 찾아온 사람들을 선동하는 일을 계속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이 지역에 와서 자기가 선교사라고 믿고 있는 사람들 또한 우리와 관련된 말들에 대해 대해 한번쯤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어느 세계를 가도 전입신고나 인사 정도는 하기 마련이다. 선교사란 이름으로 왔다면 앞서 온데다 나이 또한 적지 않은 선교사가 있는 지역인만큼 얼굴이라도 익히고 지내야 하지 않을까.
화해의 그리스도께서 멀리 선교지까지 찾아온 한국인 크리스챤들이 모두 하나가 되기를 기다리고 계시리라 믿는다.

<사진설명> 이르쿠츠크 시내에서 바이칼 호수가 멀지 않다- 맑은 물처럼 깨끗한 마음을 지닐 수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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