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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5.03 00:53

진실한 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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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 전 우리 사역에 좋은 기회가 주어졌다. 학부 후배 목사가 중국을 자주 드나들며 선교를 하고 있었다. 자기와 연관을 가지고 있는 중국 한인교회에서 러시아 선교를 계획하고 있다는 말을 듣고 주 파송 선교사로 우리를 추천했다.
이르쿠츠크가 중국에서 몽골을 지나오는 기차와 시베리아 횡단 열차가 만나는 지점인데다 중국인들이 많이 진출한 도시여서 더욱 관심을 보였다. 주 파송교회가 없이 어려운 땅을 지켜온 우리에게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이 무렵 한국의 젊은이와 대화하는 가운데 의견 충돌을 보인 부분이 있다. 러시아어 전공자로 유학 온 청년을 선교사라고 간주하기에 이런 식으로 시작하면 선교지 질서에 좋지 않다. 교회 청년과 선교사는 구분되어야 한다. 아울러 선교편지를 쓰더라도 정직하게 글을 쓰는 습관을 들여라고 충고했다. 나이가 15년 정도 연상이라 이 정도의 말을 할 수 있는 위치라 생각되었다.

하지만 자기 말이 우선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을까. 나의 말을 받아들이지 않은 결과 수년 사이에 교회 청년들이 오는 것을 가리켜 대부분 선교사라고 부르다 보니 선교사(?)가 양산되는 기현상을 낳게 되었다. 자기들 간에 서로 선교사라고 호칭하면서 정작 나이 든 목사에게 인사조차 하지 않고 지내는 것이었다.
교회 청년을 뚜렷한 기준도 없이 선교사라고 칭해서는 안 된다고 충고한 것과 정직한 삶을 살아가야 한다고 한 말이 불화의 요인에 해당하는지-

6년 전 중국을 열심히 드나드는 후배 목사의 소개로 중국의 한 한인교회에서 우리를 주 파송 선교사로 영입하려 했다. 일이 거의 성사될 무렵 갑자기 대화가 중단되고 말았다. 한국에 갈 기회가 있어 후배 목사를 찾아갔더니 우리가 선교사 세계에 불화를 일으키는 주역이라는 말을 듣게 되어 포기하고 말았다 한다. 이때 선교사가 두 명밖에 없을 때라 누가 한 말이냐고 물었더니 이름까지 알고 있었다. 정말 어이가 없었다.

이 후원이 이루어졌더라면 지난 6년 동안 선교지에서 많은 일을 할 수 있었을 것이다. 결국 중국인 한인교회 측에서 우리를 지원하려던 계획을 취소하고 대신 중국 내 주일학교 교사를 활성화시키는 쪽으로 전환되었다 한다.
젊은이는 오히려 우리에게 자기를 의심한다며 자기는 그 도시에 가본 적도 없고 한인교회 또한 알지도 못한다고 주장했다. 또 자기 이름을 지목한 목사를 날조한 듯 비난하기까지 했다.
거리가 멀고 쉽게 연관된 사람과 닿기도 쉽지 않아 그의 이런 변명이 통하는 듯 했다. 이러고도 부족해 우리를 한국인 크리스챤으로부터 고립시키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기울여 왔으니 정말 안타까운 일이다. 심지어 현지에서 우리를 몰아내기 위해 비자발급을 방해한 적도 있다.

이번에 사라 선교사가 치과 후속 치료를 위해 한국에 갔다. 마침 11가정의 경력 선교사를 선발해 2주간 합숙하며 친교를 겸해 훈련을 받고 있는 선교사들을 만날 기회가 있었다. 이 가운데 젊은이를 아는 목사도 있었다. 선교사 후보생 겸 전도사로 있을 때 자신은 그 교회 목사로 있었다는 것이다. 정말 세상이 좁은 것을 느꼈다.

더욱 신기한 것은 현재 바로 중국 한인교회가 있는 지역 선교사라는 것이다. 젊은이가 자기 집을 방문해 함께 지내기도 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벌써 몇 가지 모순이 드러나게 된다. 한번도 가보지 않았다는 도시에 측근 선교사가 있고 우리를 후원하기로 한 교회와 교단마저 같다. 게다가 한때 한 교회 같이 있었던 선교사가 같은 지역에 있었으니 얼굴도 모르는 우리보다 더 말이 먹힐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진실은 언젠가 밝혀지는 법이다. “숨은 것이 장차 드러나지 아니할 것이 없고 감추인 것이 장차 알려지고 나타나지 않을 것이 없느니라”(눅08:17).

우리는 젊은이와 연관을 가지고 있는 중국 선교사와 파송교회가 같아지게 되었다(젊은이와 성이 같다. 중국 선교사라 자세한 내용을 싣지 않을 생각이다. 신실해 보였다 한다).
결국 우리와 동료 선교사가 되어 머지않아 만날 기회가 주어질 것 같다. 그동안 궁금하게 생각해온 수수께기가 하나 풀린 셈이다.

이미 여러 해 지난 일이지만 말이 얼마나 중요한 지 알 수 있는 장면이다. 혀에 대해 야고보서에 잘 나와 있다. “누구든지 스스로 경건하다 생각하며 자기 혀를 재갈 먹이지 아니하고 자기 마음을 속이면 이 사람의 경건은 헛것이라”(약1:26)

“혀는 능히 길들일 사람이 없나니 쉬지 아니하는 악이요 죽이는 독이 가득한 것이라 이것으로 우리가 주 아버지를 찬송하고 또 이것으로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음을 받은 사람을 저주하나니 한 입으로 찬송과 저주가 나는도다 내 형제들아 이것이 마땅치 아니하니라”(약3:8-10).

함부로 말을 내뱉다 보면 우리가 당한 것처럼 엉뚱한 피해자가 발생하기도 한다. 자기 혀라 해서 함부로 놀리면 안 된다. 결국 말의 책임을 져야 한다.
"혀는 곧 불이요 불의의 세계라 혀는 우리 지체 중에서 온 몸을 더럽히고 생의 바퀴를 불사르나니 그 사르는 것이 지옥 불에서 나느니라"(약3:6).
"죽고 사는 것이 혀의 권세에 달렸나니 혀를 쓰기 좋아하는 자는 그 열매를 먹으리라"(잠18:21).
"진실한 입술은 영원히 보존되거니와 거짓 혀는 눈 깜짝일 동안만 있을뿐이니라" (잠12:19)".

진실되게 말하고 정직하게 글을 쓰라고 한 말이 그토록 부담이 되었을까. 세상이 온통 말로 이루어져 있다. 선교하러 왔다는 것은 결국 혀를 가지고 온 것이다. 혀는 자기 마음을 드러낸다. 바른 마음을 가질 때 바른 말을 하게 된다. “책망할 것이 없는 바른 말을 하게 하라 이는 대적하는 자로 하여금 부끄러워 우리를 악하다 할 것이 없게 하려 함이라”(딛2:8).
"그러므로 생명을 사랑하고 좋은 날 보기를 원하는 자는 혀를 금하여 악한 말을 그치며 그 입술로 궤휼을 말하지 말고"(벧전3:10).

정말 자신이 한 말에 책임을 질 수 있고 화목을 추구해 왔다면 이제라도 이땅에 온 크리스챤들과 한 자리에 모여 대화와 교제를 나눌 기회를 가져야 할 것이다. 필요하다면 여러 사람 앞에서 자신의 의사를 밝히는 것이 도리이다. 물론 질의 응답의 시간을 가질 수도 있다. 이방 법정에서도 피고와 원고 그리고 변호사까지 동원에 한 자리에 변호의 기회를 주고 있다.

우리가 선교지에서 목도한 것은 교과서적인 가치가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틈틈이 글로 정리해 두고 있다. 역사는 미래를 건설하는 기초가 된다. 머지않아 이 지역에서 발생한 일에 의아심을 가졌던 대상도 전후 관계를 이해하리라 믿는다.

과연 선교지에 왜 왔는가. 자기 명예를 버리고 십자가의 고난을 자초하신 주님의 뒤를 따라가는 것이 종의 자세라 생각된다. 선교의 주체는 성령이시다. 성령을 위하여 심는 자에게 좋은 열매가 주어지게 된다.
“자기의 육체를 위하여 심는 자는 육체로부터 썩어진 것을 거두고 성령을 위하여 심는 자는 성령으로부터 영생을 거두리라”(갈6:8.

선교의 대상은 현지인들이다. 그러므로 동족의 아픔이 있을지라도 보냄받은 자로서 주어진 직무에 최선을 다해나가야 한다.
성경은 우리에게 삶의 지침이 되고 아울러 위로와 힘을 준다. 신앙인은 이 땅에서 성경의 실천자가 되어야 한다.

“우리가 선을 행하되 낙심하지 말지니 피곤하지 아니하면 때가 이르매 거두리라 그러므로 우리는 기회 있는 대로 모든 이에게 착한 일을 하되 더욱 믿음의 가정들에게 할지니라”(갈6:9,10).

사진설명- 이르쿠츠크 주립 음악 극장 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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