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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도 도시에 따라 한국인들이 많이 오가는 곳이 있다. 선교사도 많아 교제가 활발해 낯선 나라에 사는 느낌이 덜해 보인다.
하지만 이곳은 마땅히 찾아갈 곳도 오는 사람도 없다. 시베리아의 눈과 얼음만 시야에 들어올 따름이다. 물론 러시아 사람은 만날 수 있지만 아무래도 한국과는 정서가 좀 다를 수 있다.

금년 초에 서류가 하나 필요해 블라디보스톡 총영사관에 들렸더니 영사 한 분이 전모 선교사를 아느냐고 물었다.내가 만난 적이 없다고 말했더니 그렇게 오래 계셨으면서 새로 온 선교사를 모르냐고 묻기에 이르쿠츠크 실정이 그렇다고 말했다. 간단하게 대답했지만 언뜻 이해가 되지 않나 보다.

선교사라는 호칭은 그래도 어느 정도 자격을 가져야 함에도 한국에서 온 크리스챤 젊은이들을 대부분 선교사로 맞아들이는 태도도 이해를 어렵게 했다. 뚜렷한 명분이 없이 너도 나도 선교사(?)로 예우하다 보면 이 땅에서 평범한 한국인 교인을 찾아보기 힘들 수 있다. 결국 한인교회를 세우려 해도 너도 나도 선교사니 신자를 찾기가 어렵게 된다.

자신들은 선교사로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보았던지 아니면 누군가 이간을 시켰던지 나이든 선교사를 제쳐놓고 자기들끼리 한 달에 한번씩 모임을 갖는다고 들었다. 이 자리에 모인 자들은 거의 모두 가슴에 선교사란 훈장 하나씩 달고 있을 것 같다.
우리가 오던 안 오던 모이라는 초청장조차 보내오지 않는다. 그동안 몰아세운 말들이 많아 불쑥 나타나면 오히려 곤란할 수도 있나 보다. 한국에서 볼 수 없는 기현상이 아닐 수 없다.

여기서는 사방이 닫혀 있어서인지 멀리서 오는 글이 더욱 반갑기만 하다. 선교는 엽합 사역이 가장 바람직하다. 지체 의식을 가지고 모두가 힘을 모아 동역해야 가장 큰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믿는다. 정직과 인내 그리고 이웃 사랑이 선교사가 지녀야 할 덕목이라고 생각한다.

한 해가 저물어가고 있다. 이제 회개와 감사, 용서와 사랑의 기도로 한 해를 마무리할 생각이다. 언제라도 만남의 기회를 가지기 원한다.

우리를 믿고 후원과 기도를 계속하고 계신 분들에게 사랑과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선교사는 모세, 아브라함, 야곱처럼 주님 앞에 홀로 설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상황 속에서도 푯대를 향해 묵묵히 걷어가기 원합니다. 위해 기도바랍니다.

사진설명- 바이칼 호수 위에서- 겨울에는 배가 다니지 않는다
바이칼 물처럼 맑은 마음을 가지고 살아갈 순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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