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베리아의 겨울은 한국 사람들에게 길고 지루하다. 대개 10월 중순이면 한국의 12월을 연상케 한다. 가장 추울 때는 1월이나 2월이다. 이때는 영하 30도를 오르내린다. 시베리아 기후는 일정하지 않기 때문에 TV에 나오는 일기예보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 방송국에 따라 현재 온도를 알리는 곳도 있다. 대기압의 변화도 유의해야 한다. 이르쿠츠크는 유난히 대기압이 낮기 때문에 건강상태에 따라 지장을 줄 수 있다. 또 겨울에는 현지 사람들의 옷차림을 눈여겨보아야 한다. 비교적 추위에 강한 사람들이 두툼한 옷으로 무장하고 다닌다면 우리 역시 잘 챙겨 입어야 한다. 한국에서 막 온 사람들 특히 젊은이의 경우 러시아식 치장에 익숙치 않아 대충 입고 다니다가 순간적으로 심한 병에 걸리기도 한다. 찬 기운이 몸에 스며들면 지장을 초래한다. 몸으로 느끼는 추위는 사람에 따라 다르겠지만 노출되는 얼굴 부위로 대강 알 수 있다. 사람따라 다르겠지만 코끝이 시리면 영하 10도가 넘고, 귀가 차게 느껴지면 영하 20도, 귀끝이 춥게 느껴지면 영하 25도, 몸 전체에 찬기가 느껴지면 영하 30도, 관절까지 찡하게 추위가 느껴지면 영하 35도정도로 한국 사람이 견디기가 쉽지 않다. 시베리아에서 겨울에 주로 쓰는 털모자(샤프까)는 평소에는 귀를 가리지 않고 위로 올려 묶어둔다. 대개 영하 30도가 넘어야 끈을 풀어 귀를 덮는다. 학생들은 한 겨울에도 대부분 빵모자로 버틴다. 겨울용으로 두툼한 것도 있다. 추위에 따라 노출하는 시간도 문제가 된다. 아주 추울 때는 버스를 10분 정도 기다리는 것도 쉽지 않다. 겨울에는 낮시간이 짧기 때문에 가능한 어둡기 전에 귀가하는 것이 좋다. 영하 35를 넘어서게 되면 30분 이상 추위에 계속 노출하는 것이 무리하다. 이럴 땐 일부러 상점에 들리거나 실내에서 몸을 좀 녹인 후 외부에 다는 것도 지혜이다. 물론 현지인들은 우리보다 적응력이 뛰어나다. 옷도 추위에 견딜 수 있게 잘 입는 편이다. 차량으로 이동할 경우 추위에 노출되는 시간이 짧으므로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따뜻한 곳에 있다가 갑자기 추운 곳으로 이동하게 되더라도 어느 순간까지 체온이 유지된다. 시베리아 역시 사람들이 사는 곳이다. 너무 추위에 부담을 가질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시베리아 사람이라 해서 추위를 잘 견디는 것이 아니라 추위에 적절히 대처하는 지혜가 있다. 이들은 추워도 학교에 가고 일을 다닌다. 추위는 자연 현상일 따름인 것이다. 최근 수년 동안 극심한 추위가 오지 않는 편이다. 지구온난화 영향이 시베리아에도 미치고 있음을 피부로 느낄 수 있다. 시베리아 역시 우리가 살아갈 수 있는 땅이라 생각된다. 시베리아에 살고 있는 영혼들을 그리스도에게 인도하자. 사진- 앙가라댐 가까이 있는 작은 산에 오르면 자작나무숲이 아름답게 펼쳐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