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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안승렬 선교사에게 쓰는 아내 유리에 선교사의 편지]

 

아름다운 글을 소개합니다. 민족을 초월한 사랑과 헌신에 경의를 표합니다.







2012년 08월 19일 (일) 18:35:08 박용미 기자 mee@kidok.com

“의사였던 당신의 심장 기억할께요”

 

부부 의료인으로 아마존 오지 누볐던 열정과 희망 계속 이어나갈 겁니다














   
  ▲ 브라질에서 의료선교로 헌신했던 고 안승렬 선교사(사진 오른쪽)와 아내 마가렛 유리에 선교사.  
 
브라질 마나우스와 아마존 오지에서 의료선교 사역을 했던 안승렬 선교사가 지난 5월 소천했다. 브라질의 영혼들을 소중히 여기고 목숨 바쳐 뜨겁게 사랑했던 안 선교사의 사역은 이 세상에 남아있는 우리들에게 큰 도전을 주고 있다. 다음은 안 선교사의 아내 마가렛 유리에 선교사의 인터뷰 및 브라질 강성철 선교사와 광주대성교회 민남기 목사의 자료를 편지 형식으로 재구성한 글이다. <편집자 주>


당신이 하나님의 품으로 떠난 지도 3개월이 되어갑니다. 당신과 함께 사역한 23년 동안의 시간을 돌이켜보면 모든 것이 하나님의 뜻이요 계획하심이었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됩니다.

당신과 처음 만난 것은 상파울로의 신학교에서였습니다. 같이 종교음악을 배우면서 우리가 같은 비전을 꿈꾸고 있다는 것을 알았지요. 그때 당신은 이미 상파울로 주립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했었고, 저는 의과대학에 입학할 준비를 하고 있었습니다.

당신은 의대생 시절 브라질로 의료선교를 떠나 그 곳의 아프고 어려운 사람들을 눈으로 본 뒤 그들을 위해 헌신할 마음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의사로서 돈을 많이 버는 것보다 사람들을 돕고 복음을 전파하는 것이 더 가치가 있다”는 마음을 하나님께서 주셨다고 했습니다. 저도 그 뜻에 공감하며 같은 길을 가기로 결심했습니다. 한국인이었던 당신과 일본계 브라질인이었던 저는 문화의 차이로 어려움도 겪었지만 하나님께서 주신 소명을 생각하며 그 모든 고난을 사랑으로 함께 견뎠습니다.

총신대학교 신학대학원과 아시아연합신학연구원을 거치고 1999년 총회 세계선교회에서 정식 선교사로 파송을 받았습니다. 우리는 8월 29일 동광교회(김희태 목사)에서 파송예배를 드린 바로 다음날 출국, 브라질의 마나우스에 정착하게 되었습니다.

마나우스에서 우리는 도시 빈민촌에 4개의 교회를 개척했고, 아마존 오지에도 6개의 교회를 세웠습니다. 그 곳의 어려운 사람들에게 복음을 전파하는 것은 우리의 비전이기도 했고 커다란 기쁨이기도 했습니다. 예배를 드릴뿐만 아니라 경제적으로 어려워 병원에 갈 수 없는 환자들을 위해 우리 부부가 가진 모든 재능을 쏟아 부었습니다. 당신은 내과, 저는 치과진료로 사람들을 치료했고 그 가운데서 그들이 하나님의 사랑을 깨닫기를 기도했습니다.

당신은 병원선이나 항공선교회의 경비행기를 타고 아마존 오지로 의료선교여행을 떠나기도 했습니다. 세어보니 그 횟수가 60여 차례나 되더군요. 또 신학교를 세워 그들이 목회자로 자신들의 민족을 섬길 수 있게 도왔고, 치위생사 교육이나 선교원 사역, 우물세우기 프로젝트, 직업학교 운영 등 브라질을 돕는 일에 열심을 냈습니다.

아이티에서 지진이 났을 때, 지체 없이 의료봉사를 떠났던 것도 당신이었습니다. 함께 떠날 수가 없던 제가 어떻게 아이티를 도울 수 있을까 고민하던 중, 아이티에서 많은 난민들이 브라질로 피난을 오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제가 아이티에 갈 수 없으니, 하나님께서 아이티를 브라질로 옮기는 기적을 베푸신 것입니다. 우리가 운영하던 선교관과 기타 건물에 아이티 난민들을 위한 공간을 만들었습니다. 소문을 듣고 몰려오는 사람들이 200여 명에 달할 때도 있었습니다. 우리는 그들을 돌보고 직장을 알아봐주면서 상처받은 몸과 마음이 회복되도록 격려해 주었습니다.

바쁜 와중에서도 당신은 좋은 남편이자 자상한 아버지의 역할을 충실히 해냈습니다. 여유시간에는 가족들과 함께 영화도 보고 쇼핑도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지요. 우리가 낳은 두 아들 신영이과 민영이, 그리고 가슴으로 낳은 딸들 예영이와 성영이는 우리들의 자랑이었습니다. 브라질에서 입양한 막내 성영이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겠네요. 예영이가 동생을 만들어 달라고 한창 조르던 그 때, 마나우스에서 아이들을 15명이나 낳아 모두 다 기르기 어려웠던 릴리 씨의 막내딸을 만나게 된 것은 정말이지 하나님의 섭리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매일 매일 동생을 갖게 해달라고 기도했던 예영이의 기도에 완벽하게 응답하신 것이지요.

브라질에서 하나님의 뜻에 따르며 행복한 생활을 하던 그 때, 청천벽력과도 같은 소식을 들었습니다. 그렇게 건강하던 당신이 대장암이라니요. 다른 사람의 건강을 돌보느라 자신의 건강은 챙기지 못했던 당신, 2010년 첫 수술을 받은 데 이어 3차에 걸친 수술과 항암치료를 진행하면서 아직 브라질 난민들을 위해 할 일이 많은 당신을 살려달라고 우리가 섬기던 브라질 사람들과 함께 뜨겁게 기도했습니다. 그러나 지난 5월 31일, 하나님은 당신을 데려가셨습니다. 짧은 생애 동안 많은 일을 하려고 당신은 그렇게 뜨겁고 열정적인 삶을 살았나 봅니다.

당신의 마지막이 가까워왔음을 느꼈던 어느 날, 힘이 없어 말 한마디도 어려워했던 당신이 저에게 했던 말은 “신학교는 어떡하지?”라는 질문이었습니다. 신학교는 당신의 일이자 꿈이자 소명이었습니다. 당신이 죽은 뒤에 신학교에서 함께 사역하던 동역자들이 희망을 잃고 고향으로 돌아가 버릴까봐 당신은 마지막까지 걱정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당신이 떠난 뒤에도 그들은 포기하지 않고 그 자리에 남아 있습니다.

사랑하는 당신, 이제는 걱정하지 마세요. 제가 계속 이곳 브라질에서 그 사역을 이어갈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그 전보다 더 큰 힘을 주셔서 당신과 함께 했던 사역을 혼자서도 감당하게 하실 줄을 믿습니다. 당신이 했던 일 그대로는 할 수 없어도, 하나님이 원하시는 일과 그 분이 준비하신 그 일을 묵묵히 감당하려고 합니다. 천국에서 다시 만날 그 날까지, 예수님과 함께 우리를 응원해 주세요.

 

당신의 아내, 유리에 선교사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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