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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지손가락(the thumb)의 의미



지난 겨울 예배당 공사 중에 오른 손 엄지손가락을 다쳐 약 두 달 동안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이곳 미국의 의료비와 보험료가 너무 비싸기 때문에 급하게 한국에 가서 엄지손가락의 힘줄(tendon)이 끊어져 수술을 받아야 했습니다. 부끄럽게도 미국 생활이 꽤 오래되었지만, 아직까지 어떤 종류의 보험도 들지 못한 처지였기 때문입니다. 다행히 단 한 번에 성공적인 수술이 이루어져 지금은 거의 회복이 되어 가는 중에 있습니다.


오른 손을 쓰지 못하므로 불편한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 양치질과 세면은 물론이고, 식사를 할 때에도 수저를 사용하지 못해 왼손으로 pork를 들 수밖에 없었습니다. 글을 쓸 수도 없어서 왼손으로 독수리(?) 타이핑(typing)을 해야 했습니다. 아이셔츠의 단추를 채우지 못해 소매를 걷어 올려야 했고, 운전을 할 때에도 왼손으로 seat belt를 매는 불편을 감수해야 했습니다. 무엇이든 제대로 할 수 있는 것들이 거의 없었습니다.



어머니는 여자보다 강하다.


엄지손가락을 한자(漢字)로는 무(엄지손가락 무拇)자를 씁니다. 엄지손가락 무(拇)자를 가만히 살펴보면 손 수(手) 자에 어미 모(母)자를 붙여서 엄지손가락 무(拇)가 되었습니다. 어미 모(母)자는 두 개의 젖무덤을 형상화한 모양입니다. 그렇다면 어머니의 자식 사랑이 스며있는 엄지손가락 무(拇)자는 자식을 지키는 어머니의 강한 손(手)을 나타냅니다. 실제로 엄지손가락은 나머지 네 손가락을 합한 것보다 더 강하고 힘이 있습니다.


아버지의 자식에 대한 사랑보다 어머니의 자식 사랑이 더 각별하고 강합니다. 우리의 어머니들은 어디에서건 가슴을 드러내고 아이들에게 젖을 물릴 수 있는 용기가 있습니다. 이 때문에 어머니는 여자보다 강하는 말이 나왔습니다. 특별히 우리 한국의 어머니는 자식을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용기와 무모함(?)이 있습니다. 이 때문에 대한민국 아줌마는 여느 어머니들보다 강합니다.


대한민국 국민임을 확인해주는 주민등록증에는 이름과 주민등록번호 그리고 주소가 기록되고, 거주지 단체장의 확인과 함께 오른손 엄지손가락의 지문이 찍혀 있습니다. 그 만큼 오른 손 엄지손가락의 의미는 각별합니다. 이곳에서는 인장(印章) 대신에 사인(signature)을 주로 사용하지만, 한국에서는 오른손 엄지손가락의 지문을 찍게 됩니다.



당신이 짱이야!

‘당신이 짱이야!’ 하고 엄지손가락을 치켜드는 의미가 무엇인지 평소에는 이 말의 의미를 잘 알지 못했습니다. 엄지손가락이 최고를 의미하는 것은 다섯 개의 손가락이 있지만, 엄지손가락이 제대로 힘을 쓸 때에 나머지 네 손가락이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엄지손가락! 그 중에서도 오른손 엄지손가락을 다치고 나니까 그 의미가 무엇인지를 깨닫게 되었습니다. 비록 손가락을 다쳐 불편함도 있었지만, 이를 통해 중요한 사실을 깨닫고 얻은 것이 더 많습니다.

엄지손가락은 최고를 의미합니다. 엄지손가락인 지도자는 모름지기 자신의 역할에 충실해야합니다. 지도자가 제 역할을 감당하지 못하면 다른 지체들이 고통을 당하고, 어려움을 겪습니다. 가장이 역할을 못하면 그 가정이 어려움을 겪습니다. 교회의 지도자가 제대로 서지 못하면 교회가 혼란에 빠지게 됩니다. 엄지손가락인 대통령이 제대로 일을 하지 못하면 나라와 백성들이 도탄에 빠지게 됩니다.

엄지손가락을 가만히 보면 '왕따'인 것 같습니다. 모양이 다른 네 손가락과 너무 달라 보입니다. 최고는 보통(?)사람들과 다른 삶을 삽니다. 우리는 많은 사람들이 어디에 관심을 갖는지, 어떻게 사는지 관찰하고 비슷한 모습의 삶을 살고자 합니다. 그러나 '나 다운 삶'을 살고자 한다면, 주변사람들의 모습을 참고로 할 수 있으나, 내가 잘 하는 것 내가 좋아하는 것을 찾아내야 합니다. 그리고 내 것을 어떻게 잘 실현해 나갈 지를 고민해야 합니다.

제가 아직까지 엄지손가락에 반지를 낀 사람을 보지는 못했지만, 엄지손가락에 끼는 반지는 아직 솔로(solo)라는 것을 의미한다고 합니다. 엄지손가락은 자유를 의미하기 때문에 반지를 끼는 자체가 사실 불편하기도 합니다.

지도자는 자유롭지만, 외로운 자리입니다. 누구나 지도자가 되기를 원하고 자유롭고 특별한 최고의 삶을 살기를 원합니다. 최고가 되기를 원한다면 남들이 하는 일을 모방하고 따라간다면 희망이 없습니다. 특별히 지도자가 되어서 다른 사람들이 하는 것처럼 똑같은 행동을 한다면, 그 가정이나 단체는 비슷한 수준에서 벗어날 수 없습니다. 최고의 삶을 원한다면 창조주이며 지존(至尊)이신 하나님을 의지하고, 지혜와 지식의 신인 하나님께 기도하고 창조적인 지혜를 구해야 합니다.

아가페선교교회 강진구 목사 www.agapech.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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