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지와 답안지
예나 지금이나 아이들을 공부시키는 방법은 시험(test)을 치루는 것입니다. 동서고금을 통해서 이것이 이제까지 검증된 최선의 방식이기 때문에 각양각생의 각급시험이 있습니다. 시험을 통해서 실력을 평가하고 우수학생을 선발합니다. 사실 유명학원이나 명문학교들은 대부분 학생들에게 자주 시험을 치르게 해서 시험에 대한 부담을 주고, 경쟁을 시켜서 성적을 끌어 올리는 것입니다.
학생들은 시험의 결과에 따라 실력이 평가받고 당락이 결정되기 때문에 시험을 준비하느라 진력할 수밖에 없습니다. 더구나 그 시험이 입학시험이나 취직시험 같은 중요한 시험이라면 그 시험에 대한 두려움이 배가됩니다. 시험때가 되면 학생들은 수면부족에다가 스트레스로 인해 밥맛도 잃게 됩니다. 오죽하면 제가 신학교 다닐 때에 ‘시험에는 성령님도 두려워 떤다.’는 농담을 주고받은 적이 있습니다.
이 때문에 학생들은 시험 때만 되면 벼락치기 공부를 하고, 컨닝에 대한 유혹을 받습니다. 더구나 할 수만 있는 대로 문제지와 답안지를 구하려고 혈안이 되었습니다.
동아전과와 동아수련장의 추억
제가 초등학교(당시에는 국민학교라 칭했음)에 다닐 때에는 학교 건물도 부족하고, 선생님도 턱없이 부족했습니다. 심지어 저학년일 경우 오전반과 오후반을 나누어서 수업을 하기도 하고, 한 선생님이 학급당 약 60-70명의 학생들을 맡아야 하는 그야말로 콩나물 교실이었습니다.
당시 초등학교 선생님들은 일반 과목뿐만 아니라, 음악과 미술은 물론 심지어 체육 수업까지도 홀로 감당해야 했습니다. 그 시절이 까마득한 옛날이지만, 돌이켜 생각하면 그 때에 초등학교 선생님들은 정말 아무나 할 수 없는 대단한 능력을 가졌던 것 같습니다.
당시에는 중학교에도 입시가 있었기 때문에 6학년이 되면 오후 늦은 시간까지 학교에서 담임선생님으로부터 과외수업을 받아야 했습니다. 동아 수련장을 단체로 구입하여 자율학습을 한 적이 있었습니다. 선생님께서는 반드시 동아 수련장의 뒤편에 있는 해답집을 찢어서 수련장을 학생들에게 나누어 주셨습니다. 그 시절에는 동아전과와 동아수련장이 최고의 참고서요, 문제집이었습니다. 학생들이 문제의 해답을 알면 밤을 새워 공부할 바보는 없다는 것을 선생님께서는 이미 아시기 때문입니다.
인생의 문제와 해답
문제가 있다면 반드시 답이 있다는 것은 자명한 이치입니다. 그러나 우리 인생의 문제는 수학문제처럼 그 답이 명확하지 않고, 잘 보이지 않는다는데 있습니다. 우리 인생의 고민과 신앙의 갈등이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우리는 아무도 내일 일을 알지 못합니다. 장래가 불안하고 답답해서 점쟁이를 찾고 무당을 찾기도 하지만, 사실 그들도 내일 일을 모르기는 마찬가지입니다. 고작 그들이 할 수 있는 일이란? 지난 과거를 들추어 약점을 잡고 협박(?)을 하는 것뿐입니다. 그들도 사실은 내일 일을 알지 못하는 장님에 불과하기 때문입니다.
문제와 답을 미리 가르쳐 주고 치루는 시험이 무의미한 것처럼, 우리 인생이 내일 일을 미리 다 알고 있다면 이 세상은 정말 재미없게 될 것입니다. 아마도 가장 먼저 경마장과 카지노 같은 곳은 문을 닫아야 할 것입니다. 복권도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이미 꽝인줄 알면서 남 좋은 일 시킬 필요가 없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은 더 이상 교회나 사찰도 찾지 않을 것입니다. 사람들은 지레 겁을 먹고 인생을 포기할 것입니다. 예식장도 문을 닫아야 할 것입니다. 결혼을 하고 자식을 낳는 일은 바보들이나 하는 짓이라 조롱을 받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신문사나 방송국도 필요 없을 것입니다. 내일 일을 알기 때문에 더 이상 궁금할 것도 없기 때문입니다. 선생님도 학교도 필요 없기 때문에 더 이상 부모와 선생님도 존경받지 못하는 세상이 될 것입니다. 인생의 문제지와 답안지를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아무도 내일 일을 알지 못합니다. 점쟁이도 무당도 알지 못하고, 심지어 천사도 내일 일을 알지 못합니다. 그 어떤 위대한 예언가도 내일 일을 모르기는 마찬가지입니다. 그들이 맞힌 몇 가지 예언도 실은 장님이 던진 돌맹이에 실수로 참새 한 마리 잡은 것에 불과한 것입니다.
신앙생활을 하면서 겪는 어려움이 이런 것입니다. ‘하나님은 어째서 우리 인생에 미리 답을 가르쳐 주시지 않으십니까? 미리 길을 보여 주시고, 답을 알려 주시면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지 않아도 되고, 실수와 실패를 할 필요가 없지 않습니까? 그러면 하나님께서 저로 인해 영광을 얻지 않겠습니까?’
이에 대한 주님의 대답은 분명합니다. ‘너희 인생의 문제와 답을 이미 가르쳐 주었다. 내가 곧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니 나를 따라 오면 실수와 실패가 없다.’(요 14:6)는 것입니다. 문제는 우리 인생들이 그 길을 싫어하고 외면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성도란 진리를 구해야(ask) 하고, 길을 찾아야(seek) 하고 문을 두드려야(knock) 합니다(마 7:7).
아가페선교교회 강진구 목사(www.agapech.kr)
러시아는 장학제도가 잘된 편입니다. 이때문에 컷닝이 무척 심합니다. 좋은 성적은 곧 돈이 되기 때문입니다. 고교까지 의무교육이라 무상수업을 합니다. 졸업하면 대학교 입학 시험 대신 장학시험에 먼저 도전합니다. 사대의 경우 장학생이 반이 넘는 것 같습니다. 외국인은 영주권자 이상만 장학생이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따라서 학교마다 컷닝 방지에 골머리를 앓고 있습니다. 대학교의 경우 문제가 모두 다른데 뽑기를 해서 답을 씁니다. 혹 공부를 제대로 안한 문제가 뽑히면 낭패를 볼 수 있습니다. 게다가 구두시험일 경우가 많아 컷닝이 쉽지 않습니다. 고교와 대학교 졸업 때는 국가고시까지 봅니다.
러시아천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