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미 친구의 결혼

by 이재섭 posted Oct 23,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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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새 눈이 많이 내려 온통 하얗게 변했다. 이제 곧 시베리아의 추위와 긴 전쟁을 치러야 한다. 얼마전 인터넷에 유럽과 러시아에 1000년 만에 오는 강추위가 몰려올 것이라고 했는데 다소 걱정이 된다.  평년에도 영하 35도를 오르내리는 시베리아에 1000년만의 추위가 몰아닥치면 어떤 상황이 전개될까. 시베리아 북부 지역은 영하 50-60도에 이르기도 한다고 한다. 영하 40 정도의 추위는 우리도 여러 차례 경험함 바 있다.


 


찬미는 한국 나이 스물 한 살이다.  학교 동급생들은 대부분 찬미보다 한두 살 더 많다.  오늘 찬미의 친한 친구인 아냐 결혼식이 있다고 한다. 며칠 전부터 결혼식 준비로 친구들끼리 모여 무언가 준비하더니 드디어 결혼식 날이 된 것이다.


아직 학교 수업 중이라 신부가 학장에게 결혼식 참석할 동급생들 결석을 허락해 달라는 요청까지 했다고 한다. 이런 개인적인 요청이 통하는 나라인가 보다.


더운 여름이 되면 분수에 들어가 물장난 치는 아이들이 많다. 아예 수영복까지 입고 와서 도심 가운데서 피서를 하려 든다. 그래도 아무도 뭐라 하는 사람이 없다.




찬미는 5년제(일종의 학석사 통합 과정) 과정 5학년이다. 따라서 결혼하는 학생이 있을 수 있다. 기성이 반에도 이미 결혼한 학생이 있다고 한다. 

문제는 높은 이혼율이다. 80% 이상 이혼한다고 하니 부부가 평생 이혼을 않고 산다면 표창을 주어야 할 것 같다.  이혼율이 조금씩 줄어드는 추세이지만 이혼으로 인한 모자 가정이 많은 나라이다(러시아는 이혼할 경우 엄마가 자녀들을 맡아 기르도록 제도화되어 있다).



아냐는 며칠 전에 결혼신고를 마쳤다고 한다. 러시아는 결혼신고를 먼저한 후 결혼식을 갖도록 되어 있다. 호적상 결혼 신고를 한 부부는 결혼식을 하지 않아도 법적 부부인 셈이다. 한국에서도 이런 제도를 도입해 보면 어떨까-   결혼 초기 심지어 신혼여행 중에 결별하는 예도 적지 않다고 하던데- 미리 결혼신고를 한 상태라면 이혼 이력이 남는 만큼 한번더 생각하지 않을까-



친구들과 친지, 지인들의 축복 속에 결혼하는 아냐 부부의 결혼이 평생 지속되길 기원한다. 이 땅의 젊은이들이 결혼을 진지하게 받아들여 이혼없는 결혼 생활을 유지해 나갈 때 사회가 안정되고 국가적으로도 유익하리라 생각된다. 

머지않아 우리에게도 자녀들 결혼 문제가 현실로 대두될 수 있다.  우리네 젊은이들, 자라는 청소년들이 장차 아름다운 만남을 통해 복된 가정을 이루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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