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나의 스승 |
![]() 떨어지는 낙엽을 주웠습니다. 낙엽이 말을 합니다. "놓고 얘기 합시다" ![]() 부대끼던 더위의 시간이 지나고 어느새 붉은 황홀의 시간이 오더니 열매를 만드느라 그렇게 몸살을 앓고 그렇게 내일을 만들었나 봅니다. 온몸이 붉어지도록 용을 쓰던 지난 나날들. 뽐내던 그 모습, 꺾이고 밟히며 다시를 위해 썩기를 청합니다. 인생의 스승이 되어 저물어가는 그 모습이 장엄합니다. 떨어져도 울지 않고, 밟혀도 소리치지 않고, 갈 길을 따라 져가는 낙엽. 이제 그대 이름을 당신이라 부르겠습니다. ![]() 당신의 모습 왜 이리 찬연 합니까? 알겠습니다. 그렇게 하겠습니다. 당신의 그 모습대로 살아가겠습니다. 온몸으로 보여주는 당신은 진정 나의 스승이십니다. - 소 천 - ************** 추석이 지나자마자 눈이 내리고 영하의 날씨를 보이고 있습니다. 월요일 아침 학교로 가는 찬미에게 영하 4도라고 알려주는 사라 선교사- 시베리아의 긴 겨울 동안 때론 실랑이를 벌입니다. 영하 20도- 영하 30도 때론 영하 35에도 학교를 가야 하는 자녀들- 차량이 있어 학교까지 태워줄 수 있는 처지도 아닌만큼 옷차림이라도 한번 더 점검하고픈게 엄마의 마음인가 봅니다. 이미 시베리아에서 살아온 지 여러 해 되다 보니 대충 옷입고 밖을 나서려는 자녀가 엄마의 걱정스런 눈에 띄게 마련입니다. 결코 만만하게 보아서는 안 될 시베리아 추위- 때론 창밖에 지나다니는 현지인 옷차림을 관찰할 필요가 있습니다. 수년 전 한국 유학생들이 저희 교회에 많이 출석할 무렵 이따금 심한 몸살 감기에 걸린 학생들이 발견되었습니다. 대부분 시베리아 추위를 얕보고 옷과 모자를 잘 챙기지 않은 탓에 발생합니다. 온몸이 아려오고 특히 힘살 부분이 아프기까지 합니다. 한국에서 경험할 수 없는 시베리아 감기의 고통이 얼마나 컸던지 다 큰 청년이 "엄마- 엄마- " 부르며 울기까지 하는 것이었습니다. 이럴 때 약에 앞서 닭죽을 끓여가서 먹입니다. 영양 보충을 하고 사랑으로 돌보는 사이 점차 몸이 회복되어 갑니다. 그야말로 엄마의 사랑을 대신할 필요가 있습니다. 시베리아 겨울은 9월에 시작하여 5월까지 계속됩니다. 영하를 오르내리는 날씨는 결코 간과해서는 안 될 기후입니다. 추위와 맞서지 말고 따뜻하게 입고 다니는 것이 최선책입니다. 빙판 길에 미끄러지지 않는 것 또한 겨울 과제입니다. 찬미는 작년 겨울에 한 차례 심하게 미끄러진 적이 있는데 이따금 통증이 오나 봅니다. 긴 겨울 동안 선교사 가족이 무사히 잘 지낼 수 있도록 관심과 기도를 당부합니다. <사진설명> 기은이가 8학년이던 2000년 겨울 영하 33도의 혹독한 추위에도 불구하고 학교에 데려다 주러갔다가 임시 휴교령이 내려 사진만 한 장 찍고 돌아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