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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 생각
타국 생활이 해를 거듭할수록 조국의 산하가 보고 싶고, 그리운 얼굴들이 생각납니다. 더구나 설날이나 추석 같은 명절이 되면 고향의 부모와 친지들의 얼굴이 떠오릅니다. 사상 유례가 없는 불황의 때를 만나 어려운 가운데 맞는 명절이라 더욱 고향 생각이 간절합니다. 이 땅은 한가위 추석 명절이 아니라, 추수감사절(Thanksgiving Day)을 지키기 때문에 한가위의 푸근한 정취를 느낄 수 없기 때문입니다.
바벨론 강가에서
이스라엘이 바벨론에서 포로생활을 할 때에 ‘시온을 생각하고 바벨론 강가에서 울었더라’(시 137:1)고 했습니다. 포로생활의 고달픔과 외로움이 고향의 하늘을 바라보게 만들었고, 시온의 영광을 생각하게 했습니다. 포로생활의 강제노역이 너무나 고달프기 때문에 이전에 조상들로부터 들었던 안식일이 생각났습니다. 안식일에는 강제노역을 거부하고 바벨론의 강가에서 안식일을 지키기 시작했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가나안에서 안식일을 지키지 않던 이스라엘이 바벨론 포로생활 70년을 통하여 하나님을 찾고, 유대교의 전통을 되찾게 되었습니다. 이전에는 무늬만 유대인이었던 저들이 진짜 유대인이 되어, 절기의 의미를 알고 명절을 지키게 되었습니다. 그 때부터 저들은 어디를 가든지 그 땅의 문화와 전통에 동화되지 않고 100% 유대인으로 살았습니다. 아브라함과 이삭과 야곱의 하나님을 믿고, 유대교의 전통을 소중하게 지켜갔습니다.
고국을 등지고 사는 타국생활이 마치 바벨론 포로생활과도 같습니다. 패이먼트(payment)에 쫓기고 일에 시달리며 정신없이 바쁘게 살아가다보니 어느 때부터인가 꿈을 잃어버리고, 삶의 의욕마저도 잃어버릴 때가 있습니다. 몸도 마음도 이전과 같지 않습니다. 바쁘다는 핑계로 기도를 잃어버리고 결국 하나님을 잃어버렸기 때문입니다. 기도를 잃어버린 신앙생활은 겉모양은 신앙인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꿈이 없고, 무기력합니다.
이 땅에서 우리는 저들과 문화가 다르고 전통이 다른 이방인으로 사는 것입니다. 언어가 다르고, 피부색이 다르고, 우리 안에 한국인의 피가 흐르기 때문에 이방 땅에 살면서도 어쩔 수 없이 한국인으로 살아야 합니다.
이 때문에 우리는 자녀들에게 한국말을 가르치고, 한국의 역사와 전통을 가르쳐야 합니다. 저들이 자라면서 겪게될 정체성의 혼란과 고통은 기성세대보다 훨씬 크기 때문입니다.
유대인들이 미국 땅에 살면서도 100% 유대인으로 살아가기 때문에, 100% 미국인이 될 수 있었습니다. 미국의 문화에 동화되지 않고 오히려 저들에게 영향력을 미치고 있습니다. 우리 또한 이 땅에서 100% 한국인으로 살아야 정체성의 혼란을 겪지 않고, 오히려 저들을 뛰어 넘을 수 있을 것입니다.
시온을 생각하며!
이민생활의 가장 큰 복은 아무래도 하나님을 가까이 만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조국 땅을 떠나온 삶이 그 만큼 외롭고 고달프기 때문에 교회를 찾고 기도하게 됩니다. 마땅히 도움을 청할 이웃이 보이지 않고, 부모와 친지가 멀리 떨어져 있기 때문입니다.
이 때에 우리는 이스라엘이 바벨론에서 시온을 생각하며 울었던 것처럼, 하나님 앞에 많이 울어야 합니다. 애통하는 자가 하나님의 위로를 받을 것이기 때문입니다(마 5:4). 하나님 앞에 우는 시간이 늘어갈 수록 우리는 진짜 성도가 될 것이며, 주님의 위로를 받게 될 것입니다.
유대인들은 미국에 살면서도 자신들의 명절을 지키며 살아갑니다. 저들이 유대교의 안식일을 고집스럽게 지키다가 마침내 달력을 바꾸어 놓았습니다. 덕분에 우리는 토요일에 일하지 않고도 살 수 있게 되었습니다. 저들이 이민자의 삶을 살면서도 늘 시온을 생각하며 많이 울었기 때문입니다.
이번 추석에는 이스라엘이 시온을 생각하며 바벨론 강가에서 울었던 것처럼 고향을 생각하며 많이 우는 명절이 되었으면 합니다. 자녀들과 함께 명절의 의미를 되새기며 한국인의 정체성을 확인하는 기회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간절합니다.
한국의 모 권사님은 프랑스에서 유학하고 있는 외아들을 위해 늘 이렇게 기도하신다고 했습니다. ‘우리 아들이 어려움이 닥칠 때나 외로울 때나 늘 하나님 앞에 엎드려 우는 아이가 되게 해 주십시오.’ 저는 권사님의 말씀을 들으면서 권사님의 기도가 정말 중요하고 지혜로운 기도라고 생각했습니다. 하나님 앞에 우는 자는 하나님의 결코 잘 못될 수 없고, 어떠한 유혹과 도전이 있어도 이를 넉넉히 극복해 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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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치원수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