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끄러운 얘기지만, 평소에 생각이 많고 꼼꼼하지 못한 저의 성격 탓에 지갑을 잃어버릴 때가 많았습니다. 이 때문에 한국에서는 운전 면허증을 무려 13번이나 새로 발급받기도 했습니다. 미국에 와서도 네 차례나 지갑을 잃어버린 적이 있습니다. 그러나 한국과 달리 이곳 미국에서는 ID 카드를 갱신할 필요가 없었다는 것입니다. 지갑을 잃은 버린 당일 그 지갑을 다시 찾았기 때문입니다.
한번은 Golden Corral에서 여러 목사님들과 함께 점심 식사를 하고 집에 돌아와서야 지갑을 식당 화장실에 두고 온 것이 생각났습니다. 지갑에 ID를 비롯해서 여러 카드가 있었기 때문에 여간 낭패가 아니었습니다. 급하게 달려가서 카운터에 문의했더니 그런 지갑이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크게 낙심이 되었지만, 혹시나 해서 화장실에 갔더니 놀랍게도 지갑이 그 자리에 그대로 있었습니다. 무려 두 시간 동안 수많은 사람들이 화장실을 이용했을 터인데, 그 동안 아무도 남의 지갑을 탐내지 않았고, 그 지갑에 손을 대지 않은 것입니다.
도대체 이런 일이 어찌 가능한가? 무엇이 미국과 한국의 이런 엄청난 차이를 가져왔을까? 그 때 문득 제 머리를 스치는 것이 십계명이었습니다. ‘도적질 하지 말라! 남의 것을 탐내지 말라!’는 십계명의 말씀이 생각났습니다. 저는 그 때의 기쁨과 묘한 기분을 지금도 잊지 못합니다.
십계명(the Decalogue)
미국은 십계명의 바탕에 세워진 나라입니다. 십계명에 근거해서 하나님이 저들의 하나님이 되시고, 저들은 하나님의 백성이 되기 때문에 하나님께서 복을 주신다는 사실을 믿습니다. 이 때문에 ‘God blessed America’란 말을 자랑스럽게 자신들의 차에 붙이고 다니기도 합니다. 저희 바로 앞집은 토마스네 집입니다. 이 집 앞에는 지금도 십계명이 새겨진 팻말을 세워두고 있습니다.
과거 농경시대(農耕時代)에는 집안에 어른이 있고, 동리에도 어른이 있었습니다. 젊은이들이 감히 어른들의 말씀을 거역할 엄두도 내지 못했습니다. 시집살이가 모질고 독해도 이혼은 생각조차 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지금 도시 산업시대의 우리 젊은이들에게는 어른이 없습니다. 누구의 말도 잘 듣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누가 아이들을 가르치고 제어할 수가 있습니까? 오직 십계명의 말씀만이 저들을 가르치고 제어할 수 있습니다.
저는 지금도 가끔 주일 예배 중 교독문 대신에 교인들과 함께 십계명을 교독합니다. 우리 사랑하는 교인들이 주님의 피 묻은 손가락으로 친히 쓰신 십계명의 말씀을 가슴 판에 깊이 새기기를 원하기 때문입니다. 지금처럼 사랑이 식어지고 불법이 성행하는 세상에서 저들을 지켜주고 복을 줄 말씀은 십계명 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부자가 삼대를 못간다?
십계명은 하나님과 이스라엘 백성들 사이에 맺은 피의 계약(covenant)입니다. 이스라엘이 이 말씀을 지키면 하나님은 저들의 하나님이 되고, 이스라엘은 하나님의 백성이 되는 것입니다. 이스라엘이 불순종하여 우상을 섬기면 자손 삼사대까지 저주를 받을 것이고, 이 계명을 지키면 자손 천대까지 복을 주시겠다는 것입니다(출 20:3-17).
우리 속담에 ‘부자가 삼대를 못 간다’는 말이 있습니다. 이는 수천 년 동안 전승되고 검증된 말이기 때문에 이는 분명 맞는 말입니다. 그러나 미국이나 구라파의 경우는 다릅니다. 부자가 삼대를 못가기는 커녕, 명문(名門) 집안이 아예 따로 있고, 부자가 대를 이어 계승되고 있습니다. 어째서 이런 일이 가능할까요? 그 비밀이 십계명에 있습니다.
성전 수리와 율법책의 발견
요시야 왕의 개혁이 성공할 수 있었던 비결은 성전을 수리하던 중에 잃어버린 율법책(십계명)을 찾았기 때문입니다. 율법을 찾은 기쁨이 얼마나 컸던지 서기관 사반은 '내가 율법책을 찾았다'를 소리 높여 외쳤고, 요시야 왕은 이 율법 책을 낭독하는 중에 눈물을 흘리며 옷을 찢었습니다(왕하 22:8-13). 요시야는 이 율법에 근거하여 나라를 바로 세우고 놀라운 부흥을 맞을 수 있었습니다.
요시야 시대와 마찬가지로 지금은 교회에서 이 계명을 잃어버렸습니다. 잃어버린 십계명을 다시 찾을 때에 우리 가정과 교회는 부흥을 맞게 되고, 질서가 회복될 것입니다. 이 계명을 다시 찾은 기쁨은 잃어버린 지갑을 찾은 기쁨과 비교할 수 없는 것입니다.
우리가 이 땅에서 자녀들을 바르게 키우고, 모두들 부러워하는 명문의 집안을 만들고 싶다면 아이들에게 십계명을 가르쳐야 합니다. 이 계명에 기초해서 다시 건축을 시작해야 합니다. 십계명의 반석위에 세운 집은 다시 무너지지 않기 때문입니다.
아가페선교교회(www.agapech.kr)
The Atlanta Times 강진구 목사 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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