멘토(Mentor)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이름입니다. 주전 1200년 고대 그리스의 이타이카 왕국의 왕 오딧세이가 트로이 전쟁에 출정하면서 그의 사랑하는 아들 텔레마코스를 가장 믿을 만한 친구에게 맡기고 떠나는데, 그 친구의 이름이 멘토였습니다. 멘토는 오딧세이가 전쟁에서 돌아오기까지 무려 10여 년 동안이나 친구의 아들인 텔레마코스를 위해 친구, 선생, 조언자 아버지의 역할을 하면서 잘 돌봐주었습니다. 그 후에 멘토는 ‘지혜와 신뢰로 한 사람의 인생을 이끌어주는 지도자’라는 위미를 뜻하게 되었고, 지금은 ‘현명하고 믿을 만한 의논 상대나 영향력 있는 후원자’라는 뜻으로 쓰입니다.
바울과 바나바
저는 성경에 나오는 인물 중에 바나바를 좋아합니다. 왜냐하면 바나바는 이 시대와 교회에 꼭 필요한 인물이기 때문입니다. 바나바의 원래 이름은 요셉입니다. 바나바는 사도들이 지어준 그의 별명으로 그 뜻은 위로자, 권면자, 조력자, 변호사로서 보혜사(保惠師 comforter)라는 뜻을 가집니다(행 4:16).
보혜사 성령이라고 말할 때에 쓰이는 말과 바나바는 같은 뜻입니다. 보혜사(파라클레이토스)는 Para(곁에)란 말과 Kleitos(조력자)의 합성어로서 ‘곁에서 돕는 자’란 뜻입니다. 이처럼 성령은 우리의 곁에서 위로하고 도와주고, 변호해 주는 분이십니다.
사도들이 요셉에게 바나바(Parakleitos)란 별명을 지어준 것은 그가 성도들을 잘 이해하고 도와 줄 뿐만 아니라, 지혜로운 말로 권면하고 위로해 주는 역할을 잘 감당했기 때문입니다. 바나바는 누구보다 멘토링(mentoring)을 가장 잘 실천한 인물입니다.
바나바는 일찌감치 바울의 가능성을 내다본 사람이었습니다. 바나바는 바울을 경쟁자로 보지 않고, 젊은 바울에게 당회장직을 양도했습니다. 바울의 진정한 멘토로서 그가 위기를 만날 때에 그를 도와주고, 그를 대신해 변론해 주었습니다(행 9:27). 바울이 대 사도로서 우뚝 설 수 있었던 것은 바나바라는 유능한 멘토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바나바가 필요하다.
요즘은 모두들 힘들어하고 있습니다. 마치 건드리면 폭발할 것 같은 지뢰밭을 지나는 그런 기분입니다. 어렵기는 교회들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러나 신앙인의 삶은 내가 위로를 받고 도움을 받아야 할 처지에서 오히려 남을 도와주고 위로하고 세워주는 것이어야 합니다.
바쁘고 힘든 이민생활에서 남에게 아쉬운 부탁을 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더구나 바나바처럼 남을 베려하고 도와주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닙니다. 그러나 우리 안에 성령이 계시기 때문에 성령(보혜사)의 사역을 감당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힘들고 외로울 때에 생각나고, 만나고 싶은 사람은 잘나고 똑똑한 사람이 아닙니다. 나의 처지를 이해하고 답답한 사정을 들어주는 사람입니다. 바로 바나바처럼 남을 배려하고 인정해 주는 사람입니다.
어려움을 당하는 분들을 위해 지혜로운 말로 위로하고 권면하는 바나바 같은 Mentor가 필요합니다. 외롭고 답답한 이민 생활에서 바나바와 같은 멘토를 만난다는 것은 얼마나 복된 일입니까? 어렵고 힘든 일을 만날 때에 나를 위해 금식하며 기도해주는 Mentor가 있다고 생각하면 얼마나 위로가 되고 힘이 되겠습니까? 뿐만 아니라, 우리의 기도와 사랑을 통해서 바울과 같은 인재가 발굴되고 세워진다면 얼마나 의미있는 일이겠습니까?
기독일보 2월 19일자 강진구 목사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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