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을 자는 것은 식욕(食慾)과 성욕(性慾)과 함께 인간의 3대 기본욕구에 해당합니다. 40일을 금식도 하고, 평생을 독신으로 금욕(禁慾) 생활을 할 수도 있지만, 단 1주일 동안도 잠을 자지 않고 배겨날 장사는 없습니다. 이 때문에 가장 야만적이고, 무서운 고문이 잠을 재우지 않는 것이라고 합니다.
잠은 크게 ‘꿈 수면’과 ‘비 꿈 수면’으로 나누어집니다. ‘꿈 수면’은 정신적 갈등을 해소하는 시간이고, ‘비 꿈 수면’은 신체적 에너지(energy)를 보충하는 시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잠이 중요한 이유는 이처럼 잠이 단순한 휴식의 차원을 넘어서서 지난 일에 대한 갈등해소와 내일을 준비하는 적극적인 과정을 담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잠을 못 자게 하면 사람은 미칠 지경이 되고, 환각이나 망상을 일으키게 됩니다. 실험 연구에 의하면 잠을 자더라도 꿈을 꾸지 못하게 하면 똑 같은 고통이 온다고 합니다.
안녕히 주무셨습니까?
적당한 수면시간을 하루의 1/3인 8시간 정도로 보고 있지만, 사람마다 신발의 크기가 다르듯이 잠자는 시간도 조금씩 다릅니다. 하루 4-5시간만 자도 충분한 사람(short sleeper)들이 있는가 하면, 하루 9-10시간 이상 자야하는 사람(long sleeper)들도 있습니다.
의학적으로 이야기하는 ‘좋은 수면’(숙면)은 아침에 눈을 떠서 5분쯤 후에 상쾌한 기분이 드는 것을 말합니다. 두통이나 근육통도 없어야 하고, 낮에 졸리거나 집중력과 기억력에 장애를 일으키지 않아야 합니다. 이런 수면이 되려면 잠자리에 누워 5-10분 내에 잠들 수 있어야 하고, 자주 깨지 않아야 합니다. 우리 조상들은 숙면(熟眠)의 중요성을 잘 알았기 때문에 ‘안녕히 주무셨습니까?’ 하고 좋은 잠을 잤는지를 물었습니다. 밤에 좋은 잠(숙면)을 자야만 좋은 아침(good morning)을 맞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창조의 질서와 불면증
사람이 낮에 깨고 밤에 자는 것은 낮과 밤이라는 자연의 주기와 리듬에 우리 몸이 맞추어져 있기 때문입니다. 이는 창조의 질서입니다. 우리의 인체에는 밤낮을 알리는 생체시계가 있습니다. 낮에는 세로토닌(serotonin)이라는 성분이 뇌에서 분비되기 때문에 기분을 유쾌하게 하고, 무엇인가를 하고자 하는 욕구를 증진시킴으로 활동량이 늘어납니다. 밤에는 멜라토닌(melatonin)이라는 홀몬(hormone)이 분비되어 잠을 자게하고, 잠자는 동안에 내일의 활동을 위한 준비를 합니다. 이 둘이 서로 정비례의 관계에 있기 때문에 멜라토닌의 분비가 충분치 않으면, 세로토닌의 분비도 감소됩니다. 잠을 설치면 낮에 피곤해 지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이 질서와 리듬이 깨질 때 가장 먼저 나타나는 증상이 불면증입니다. 아예 밤낮이 바뀌어 있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사람이 밤에 잠을 자지 않으면 몸에 이상이 생겨 신경이 날카로워지거나, 판단력이 흐려집니다. 이 때에 비만, 당뇨, 고혈압과 심장 질환, 우울증의 가능성이 증가하게 됩니다. 듀크 대학의 에드워드 수아레즈 교수에 따르면 이런 질환들은 여성들에게 더욱 취약하다는 보고입니다.
하나님이 주신 최고의 선물?
요즘처럼 불경기에는 이런저런 상념(想念) 때문에 잠을 못 이루는 분들이 많습니다. 애써 잠을 청해보지만, 오히려 정신이 말똥말똥해지고 밤새 뒤척이다가 하얗게 밤을 샙니다. 만성 불면증에 시달리는 분들에게 밤은 쉼을 얻는 시간이 아니라, 오히려 무섭고 고통스러운 시간입니다.
다윗은 아들 압살롬에게 쫓겨 피난을 가면서도 깊은 잠을 잘 수 있었습니다. “내가 평안히 눕고 자기도 하리니 나를 안전히 거하게 하시는 이는 오직 여호와시니이다”(시 4:8). 하나님께서 함께 하시고 지켜주실 것을 그가 믿었기 때문입니다. 부드러운 침대와 많은 재물이 좋은 잠을 주지 못합니다. 우리에게 평안한 잠을 주시고 지키시는 이는 하나님 뿐이십니다. 그렇다면 잠은 하나님께서 당신의 자녀들에게 주신 최고의 선물입니다. “여호와께서 사랑하시는 자에게 잠을 주시는도다”(시 127:2).
2월 13일 Atlamta Times 강진구 칼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