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의 소중함
10여 년 전 한국에서 서울에서 부산까지 이어지는 민족 사랑회의 도보 행진에 참여한 적이 있었습니다. 저는 전 구간에 참여하지는 못하고, 청도에서 대구까지 약 5시간 30분을 걸었습니다. 처음에는 별 생각 없이 자신있게 걷기 시작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다리가 저려오고 발바닥이 갈라지는 것 같은 통증에 차츰 견딜 수가 없었습니다. 중간에 포기하고 싶은 생각이 간절했지만, 남들에게 지기를 싫어하는 제 성격 탓에 이를 악물고 걷고 또 걸었습니다. 그날 밤 숙소에 돌아와 발바닥을 살펴보니 군데군데 물집이 잡히고 발이 심하게 부어있었습니다. 그 날만은 만사를 제치고 발을 돌보아야 했습니다. 먼지와 땀에 찌든 발을 씻은 다음에 파스를 붙이고 마사지를 하느라 난리를 피웠습니다. 평소에 발의 소중함을 잘 알지 못했지만, 오늘은 우리의 발에 대해서 생각해 보고자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