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의 소중함

by 강진구 posted May 01,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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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의 소중함


10여 년 전 한국에서 서울에서 부산까지 이어지는 민족 사랑회의 도보 행진에 참여한 적이 있었습니다. 저는 전 구간에 참여하지는 못하고, 청도에서 대구까지 약 5시간 30분을 걸었습니다. 처음에는 별 생각 없이 자신있게 걷기 시작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다리가 저려오고 발바닥이 갈라지는 것 같은 통증에 차츰 견딜 수가 없었습니다. 중간에 포기하고 싶은 생각이 간절했지만, 남들에게 지기를 싫어하는 제 성격 탓에 이를 악물고 걷고 또 걸었습니다. 그날 밤 숙소에 돌아와 발바닥을 살펴보니 군데군데 물집이 잡히고 발이 심하게 부어있었습니다. 그 날만은 만사를 제치고 발을 돌보아야 했습니다. 먼지와 땀에 찌든 발을 씻은 다음에 파스를 붙이고 마사지를 하느라 난리를 피웠습니다. 평소에 발의 소중함을 잘 알지 못했지만, 오늘은 우리의 발에 대해서 생각해 보고자 합니다.


 


발은 제2의 심장


우리 신체에서 가장 심하게 혹사를 당하면서도 제대로 대우를 받지 못하는 것이 발입니다. 냄새가 나고 지저분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발은 우리가 생각하는 이상으로 정밀하고 신체에 중요한 기능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우리 인체에는 모두 206개의 뼈가 있는데, 그 중의 약 1/4인 52개의 뼈가 두 발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또한 인대 41개와 20여개의 근육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렇게 정밀한 구조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 작은 발이 우리 몸을 지탱해 주고 있는 것입니다.

무엇보다도 발은 혈액 순환을 돕는 기능을 담당합니다. 발에는 모세 혈관이 밀집해 있어서 우리가 걸을 때마다 발바닥이 땅에 닿으면서 받는 압력으로 혈액을 심장으로 올려 보내는 펌프 작용을 합니다. 흔히들 발을 제2의 심장이라고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서로의 발을 씻기라!

발을 소중히 여기고 잘 관리하는 기본은 자주 씻고 부드럽게 마사지를 해 주는 것입니다. 그러면 긴장과 피로가 풀리고 편안한 잠을 이룰 수가 있습니다. 그러나 이 간단한 일을 우리는 소홀히 생각하고 귀찮아합니다. 요즘이야 사시사철 온수를 마음껏 쓸 수 있지만, 추운 겨울에 발을 씻는 일은 여간 성가신 일이 아니었습니다. 이 때문에 고대 근동의 부자들은 이 일을 하인들이 하도록 했습니다.

그러나 주님은 스스로 종이 되어서 제자들의 발을 씻기시면서 종의 도를 가르쳐 주셨습니다. 우리는 이 발의 소중함을 알고 매일 씻고 잘 관리함으로 육체의 건강을 지켜야 합니다. 삶속에서 더러워진 자신의 허물을 씻으므로 우리의 마음을 다스리고 영혼을 건강하게 지켜야 합니다. 형제의 허물을 들추어 상처를 주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형제의 발을 씻어 주는 종의 도를 실천해야 합니다. 이것이 주님의 뜻이기 때문입니다. “내가 주와 선생이 되어 너희 발을 씻겼으니 너희도 서로 발을 씻기는 것이 옳으니라”(요 13:13).



기독일보 4월 29일자   강진구 목사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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