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정을 맞은 서울 기온이 영하 10도 이하로 내려가 모두 강추위에 몸을 떨고 있습니다. 시베리아 기온은 대개 서울보다 20도 내지 30도 더 내려갑니다. 오늘 아침 이르쿠츠크 기온이 영하 40도를 기록했다고 합니다.
11년 만에 안식년을 갖기로 하고 한국에 머무는 사이 시베리아 기후가 영하 40도까지 내려가 는 것을 보고 서울이 따뜻한 남쪽 도시라는 생각이 듭니다. 꽁꽁 얼어붙은 시베리아 길을 걸을 때면 조심해야 합니다. 찬미가 학교를 나서다가 빙판 길에 넘어져 한동안 고생했습니다.
모스크바 국립대학교에 유학 중인 자녀들은 시베리아에 비해 덜 춥지만 학교 기숙사가 시베리아에서 살던 아파트에 비해 추운 편이라고 합니다. 삼남매가 가까이 살고 있어 자주 함께 음식을 만들어 먹으며 형제 사랑을 나누고 있습니다.
선교를 준비하면서 자주 불렀던 “저 북방 얼음산”을 몸소 체험한 것 같습니다. 시베리아에서 살아가기 위해서는 영하 40도의 추위에 놀라지 말아야 합니다. 시베리아 북부 지역이나 원주민 마을로 가다보면 도심보다 더 추울 때가 자주 있습니다.
추운 일기는 자연이 주는 것이어서 어떻게 무장하는지에 달렸습니다. 러시아 사람들은 기온에 따라 옷과 모자, 신발 등 다양하게 갖춥니다. 아직 내복이 상용화되지 않아 구하기 어렵고 혹 파는 곳이 있더라도 비싼 편입니다. 긴 겨울 동안 남녀 모두 부츠를 신습니다. 남자가 양복에 부츠를 신어도 이상하게 보는 사람이 아무도 없습니다.
저희는 준비가 갖추어지는 대로 다시 겨울 나라로 돌아갈 예정입니다. 아무리 춥고 어려운 땅일지라도 하나님을 알지 못하는 사람들이 살고 있는 만큼 이런 곳을 찾아가는 것이 선교사의 도리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내 아버지께서 이제까지 일하시니 나도 일한다”(요한복음 5:17)고 말씀하셨습니다. 주님께서는 각자에게 맡겨진 적은 일에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기뻐하십니다.
“주인이 이르되 잘 하였도다 착하고 충성된 종아 네가 적은 일에 충성하였으매 내가 많은 것을 네게 맡기리니 네 주인의 즐거움에 참여할지어다”(마태복음 25:14-30 참조).
2012년은 주님으로 인정받는 한 해가 되길 소망합니다. 여러분 모두 좋은 열매 많이 맺기 기원합니다.
<사진설명> 13살 무렵 영하 34도에 학교에 간 기은이- 임시 휴교령이 내린 것을 알고 돌아오기 앞서 찍은 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