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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0.22 03:50

모임의 성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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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찬바람이 부는 시베리아 땅에 누구 하나 방문도 인사도 없이 지내온 지가 오래 되었습니다. 오늘 김장을 했습니다. 가족이 힘을 모아 그리 크지 않은 배추 서른 포기를 담궜습니다. 1번교회 지하 창고에 보관하면 오랫동안 잘 유지됩니다.

지난 주일(17일) 이 도시 선교사협회(?)가 결성되었다는 말이 있습니다. 하지만 사전에도 사후에도 정식으로 통보받은 적이 없어 추측만 하고 있을 따름입니다.
이 도시에 11년 째 살고 있지만 오래 전부터 누군가의 방해로 이 땅에 와 있는 한국인 크리스챤(대개 선교사로 호칭)들과 교류가 없이 지내고 있습니다.
이 지역에 선교사로 서로 부르는 형제자매가 20명 가까이 되도록 선교사 협회가 없는 대신 매월 한 차례 정도 정기적인 모임을 가져온 것 같습니다.

그런데 무슨 비밀 결사대원들처럼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모임을 갖고 지역 협회(?)를 조직했다고 합니다. 아마 임원 선출도 있었나 봅니다. 모두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생긴 일입니다.
사전에 아무 연락받은 적도 없어 이런 움직임이 있는지도 알지 못했습니다. 그동안 철저하게 우리를 왕따 시켜온 무리답게 기상천회한 발상을 한 것입니다.

혹시 인터넷 상에 협회가 소개되었나 보려고 검색하자 협회 발족에 관한 내용이 일체 없더군요. 철저하게 비공개로 추진해 온 것 같습니다.
제가 알기로는 이 도시에 한국인 목사는 둘뿐입니다. 저와 15년 정도 연하 목사가 전부입니다. 나이가 더 든 저를 제치면(?) 독보적인 존재가 된다고 생각한 듯 이곳에 온 한국인 크리스챤들과 우리 사이에 담을 쌓아 일체 교류가 없이 지내고 있습니다.
자신의 입장을 정당화하기 위해 아마 우리를 한정치산자인양 몰아세운 것 같습니다. 이런 모임을 열면서까지 사전에 아무 연락이 없는 것을 보아서도 알 수 있습니다.

교단 선교사라면 공식 선교사인 셈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전 연락이 없었다면 결국 비공식 선교사 협회를 연 것과 같습니다. 협회를 하나 새롭게 만들기 위해서는 회의 자격과 임원 선출 기준 등 정관이나 규칙을 먼저 정해야 하는데 이또한 불분명합니다. 만일 의혹이 있는 부분이 있다면 검증하는 시간을 먼저 가져야 할 것입니다.

왜 이처럼 우리를 제쳐놓고 협회 조직을 서둘러야 했을까요. 어쩌면 선교사협회란 거창한 이름으로 어딘가 우리를 문제삼기 위해서일 수도 있습니다. 이 경우 무게감이 있어 보이고 주모자(?) 또한 쉽게 드러나지 않을 수 있을테니까요.

어떤 조직을 만들어 대외적인 명분으로 내세우려 들겠지만 객관성이 있을지 의문이 남습니다. 사울도 선지자 중에 있더냐는 말처럼 이 도시에서 누가 과연 선교사 자격을 갖추었는지 간파하기 어렵습니다.
오늘 뉴스에 한국 출산율이 세계 최저 수준이라고 합니다. 크리스챤 독신들이 더 늦기 전에 결혼을 하고 자녀 또한 출산하는 일이 더욱 중요해 보입니다. 선교사냐 아니냐를 논하기 전에 각자 자신에게 맞는 최선의 삶을 살아가야겠습니다.

사람들은 본래 모임을 좋아합니다. 선한 모임도 있고 악한 모임도 있습니다. 흔히 깡패라고 하는 말은 갱패에서 온 말 같습니다. 이 경우 갱들의 패거리라는 뜻이 됩니다. 성경에 <사단의 회>란 말이 있습니다. 악의 축인 사단이 주는 생각을 마음에 품고 살아가는 어두움에 속한 무리들입니다.

성도란 말은 복수 의미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바로 거룩한 무리들입니다. 좋은 목적으로 모임을 가진다면 적극 환영해야 합니다. 그리스도의 지체 간에 아름다운 만남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선교지에서 예기치 않은 일이 자주 발생해 일일이 소개하는 일조차 부담스럽습니다. 그래도 이 지역에서 발생한 일인 만큼 독자 제위에게 간단하게나마 소개하는 것이 도리라 생각되어 천사홈에 글을 올립니다. 선교사 가족과 선교지를 위해 기도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사진설명> 러시아 대표적인 인형이 마료쉬토크- 가족 인형으로 속에서 계속 같은 사람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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