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께서 하신 일

by 이재섭 posted Aug 24,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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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자훈련을 작년 11월 16일에 마쳤는데 공사가 바로 시작되어 마음의 정리를 하지 못했다. 이제야 시간을 얻어 제자훈련을 받는 동안 거룩하신 나의 아버지께서 내게 해주신 놀라운 일들을 간증하게 되었다.
돌아다보니 제자훈련은 은혜의 자리로 나가기 위한 괴로움의 연속이었다. 하지만 예수님의 제자들이 간 그 길을 나도 간다고 생각하니 그 감격을 말로 다 설명할 수가 없다.

교회에서 제자훈련반 교육을 권유받았을 때 제자양육반 때처럼 아내가 떠올랐다.
‘나 혼자하면 무슨 소용이 있을까?’
그런데 아내가 제자훈련반을 하기로 했다고 하니 너무나 감사했다.
옥한흠 목사님이 시작한 제자교육은 총 32주간의 교육과정이지만 방학이 있어서 1년 내내 교육을 받아야 한다. 일반 성경공부와는 달리 예수님의 제자로 변화되기 위한 교육이므로 생활숙제가 많다는 얘기도 들었다. 1년 동안 교육에 매여 있는 것이 쉽지 않은 결정이었지만 아내의 용기에 힘입어 나도 교육을 받기로 했다.

작년 1월 27일 첫 수업을 들었�. 첫 주부터 숙제� 12가지나 되었다.
‘매주 이렇게 한다는데... 시작은 했는데 끝까지 잘해 낼 수 있을까?’ 근심이 생겼다.
목사님께서 우리가 제자훈련을 받는 동안 여러 가지 어려움을 겪게 될 수도 있다고 주의를 주셨다. 하지만 나의 변화가 하나님께 기쁨될 것을 알기에 각오를 단단히 하였다.

과연 시간이 지나면서 어려움을 겪게 되었는데 그것은 막중한 과제물 때문이 아니었다. 정말 견디기 괴로운 어려움은 제자훈련을 받는 동안 ‘일’이 없는 것이었다. 봄이 지나고 여름이 지나면서 설마설마 하던 것이 겨울이 되어 제자훈련이 끝날 때까지 공사가 한건도 계약되지 않았다. 경기가 어렵다고는 하지만... 우연히 그렇게 된 것이 아닌 줄 알게 되니 더욱 깨어 기도에 힘쓰게 되었다.

제자훈련을 전후해서 작년에 모두 4건의 공사를 치렀다. 그렇게 힘들어 했지만 지나고 보니 모든 것이 하나님께서 내게 주신 은혜였던 것이었다.
첫 번째 공사는 작년 1월 초, 제자훈련을 시작하기 직전에 어느 장로님댁의 부엌을 고치게 되었는데 공사를 하는 동안 장로님과 신앙적인 대화를 하게 되면서 장로님께서 중보의 기도에 대한 은사를 받으신 분인 것을 알게 되었다. 제자훈련을 받는 동안 기도후원을 부탁해야 하는데 하나님께서 내게 기도가 필요한 것을 아시고 그 장로님을 예비하신 것이었다.

두 번째 공사는 네일가게를 꾸몄다. 애리조나에서 뉴저지로 이사한 세미가 자기 집이 팔리면 네일가게를 할 수 있도록 돈을 빌려 준다고 했는데 그 집이 팔린 까닥이다.
고교진학에 실패하여 재수를 한 탓에 세미랑 대학을 같이 들어가게 되었다. 두 사람 학비를 다 마련하기 어려워 내가 군대에 지원해서 갔는데 제대하고 보니 집안이 어려워져서 결국 대학을 마치지 못하고 말았다. 저 때문에 내가 대학을 마치지 못한 거라고 평생 미안한 마음을 가지고 살던 동생이 한번 도와주고 싶어서 생긴 일이다.
하지만 아내도 제자반을 시작했는데 ‘혹시 마귀의 장난이 아닐까?’ 여러번 기도한 끝에 네일가게를 하나 인수해서 수리를 했다. 이 공사는 하나님께서 오누이간의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신 은혜를 위하여 주신 것이다.

세 번째 공사는 교회창고 마무리 작업이었다. 재작년 봄에 허가없이 지은 교회창고가 C/O를 받기 위해서 몇군데 보강작업을 해야 했다. 도면을 그려서 지은 건축물이 아니다가 보니까 기반공사가 문제가 되었다. 인스펙터가 문제를 삼으면 일이 커지고 입장도 거북해 지고 비용이 많이 들 상황인데 하나님께서 은혜를 주셔서 큰 어려움없이 C/O를 받게 하셨다.
창고를 짓는 동안 많은 은혜를 받았지만 오히려 창고를 다 짓고서 더 큰 은혜를 받았다. 창고를 볼 적마다 나의 교만함을 꺾으시고 겸손을 배우게 하신 하나님께 감사하게 된다.

네 번째 공사는 지난주에 마무리 작업을 했다. 제자훈련이 끝날 무렵 공사견적이 들어 왔는데 발주자의 태도가 이상해서 큰 기대를 걸지 않았다. 이메일로 도면을 받고 견적을 냈는데 현장을 한번도 보여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들러리 견적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는데 계약 당일 현장을 보고나서야 하나님께서 내게 넘치는 은혜를 주신 것을 알게 되었다. 현장을 살펴 보니 내가 생각했던 것 보다 작업조건이 너무 쉬웠기 때문이었다. 현장을 보고나서 견적을 냈으면 최소한 1만불 이상 적게 넣었을 것이다. 하나님께서 내가 물질이 필요한 것을 아시고 넉넉히 채워 주셨던 것이다.

지나고 보니 다 은혜지만 그 일을 겪는 1년간은 힘들고 괴롭고 절망에 빠졌을 때가 많았다. 하지만 하나님이 주시지 않으면 얻을 수 없는 것을 알게 하신 하나님께 감사한다.
제자훈련을 통하여 모든 것이 다 하나님이 하시는 것임을 체험하게 하신 은혜를 감사한다. 렌트가 모자라도 하나님만 바라보고 있어야 하는 인내를 배우게 하셨다. 오랫동안 어려움을 견뎌 낼 수 있도록 힘주신 하나님께 감사한다. 예수님의 온유와 겸손을 배우게 하신 은혜를 감사한다.
부족한 나의 작은 변화를 통하여 기뻐하실 하나님께 영광 돌리고 찬양할 것이다.

무엇보다도 사랑하는 아내 케이가 동시에 제자훈련을 받고 함께 변화되어 같은 곳을 바라보며 한 곳으로 나아가게 하시는 것을 감사드린다.
범사에 하나님을 의식하는 케이의 모습이 보기가 좋다.

이제 예수님의 제자가 되었으니 감히 예수님의 제자들처럼 이 세상에 대하여 어리석고 결국은 죽어서 하나님께 영광돌릴 수 있게 되기를 간절히 소원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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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오 권사님(감리교 남자 권사- 장로교 안수집사직에 해당)

오 권사님은 미국 뉴욕에 오래 거주하시는 분입니다. 천사홈을 보고 후원과 기도 그리고 동역자로서까지 발전하신 분들이 여러 분 있는데 권사님 또한 천사홈이 만남의 가교가 되었답니다.
미국의 경제 불황이 심각한 수준이어서 걱정이 많이 되었는데 오히려 일이 더많이 주어져 바쁘게 지내고 있다고 합니다. 안부 인사와 함께 적지 않은 헌금을 보내와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권사님이 풍부한 인생 경험 속에서 이따금 선교지에서 발생한 일을 그냥 가만히 소화시키는 것이 좋겠다는 충고의 말을 주셨는데 제가 잘 따르지 못해 송구스럽기만 합니다. 한국인을 찾아보기 어려운 땅인데 비해 새로운 인물이 올 때마다 무슨 사상 교육시키듯 끈질기게 우리와의 관계를 막으려 드는 한 젊은이의 태도로 인해 마음에 동요가 일 때가 있답니다.

5남매의 막내라던가 하던데 큰형보다 다섯살 정도 위임에도 불구하고 수년째 우리를 몰아세우고 있어 어이가 없습니다. 임직도 나이차만큼 나는터라 무엇을 근거로 함부로 대하는지 이해가 안 된답니다. 직접 우리를 찾아오던가 아니면 사람들이 많이 모인 곳에서 대화하자고 해도 반응을 보이지 않는 대신 누군가 이 지역으로 오면 갖은 말로 우리와 벽을 형성하곤 합니다.
얼마전에는 거의 자식뻘되는 자가 이곳에 온 지 얼마 안 되지 않았음에도 그새 다른 사람에게 우리를 문제삼더군요. 선교훈련생이라는데 엉뚱한 훈련부터 받고 있으니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이들의 측근자들 또한 이러한 이면을 알았으면 바램도 듭니다.

이 지역에 독신 여선교사가 많다는 말을 자주 듣습니다. 하지만 10년 째 이 도시에 살고 있는 우리에게 자신이 선교사로 왔다고 인사한 예가 없으니 아이러니한 일입니다. 젊은 자는 오래 전부터 우리가 문제 인물인 양 몰고 가고 있지만 이또한 납득하기 어려운 태도입니다.
한국에서 가장 큰 선교 단체에 소속된 선교사(심지어 자신과 같은 교단 소속임에도)를 배척하려 든다면 오히려 이러한 일에 동참한 자들을 문제삼아야 할 것입니다.

권사님 홈페이지에 들어가 글을 하나 퍼다가 천사홈에 올리기로 했답니다. 뜻하지 않게 한국인으로 인해 힘들 때가 많지만 인내와 사랑으로 극복해 나가려고 노력 중입니다.
누구라도 대화의 기회가 주어지면 화해의 장을 열어나갈 생각입니다. 이 지역에 와 있는 한국인들이 좋은 가지가 되어 아름다운 열매를 많이 맺을 수 있도록 관심을 가지고 기도와 격려바랍니다.
권사님과 여러 후원자들 가정마다 그리고 천사홈 방문자들 위해 우리 주님께서 은혜와 평강 내려주시길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