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에는 기독교식 이름이 많답니다. 아직 뚜렷한 신앙을 가지지 않았음에도 이름은 성경 위인을 딴 경우도 자주 볼 수 있습니다.
일리야는 엘리야의 러시아식 발음입니다. 3년 전 부랴트 마을로 전도여행 갔다가 만난 부랴트 종족 고교 졸업반 학생이 있는데 이름이 일리야입니다.
훨칠한 키에 잘 생긴 용모 긍정적인 삶의 자세가 보기 좋았습니다. 아직 거의 모두 샤마니즘에 젖어 있는 부랴트 종족 가운데 좋은 신앙 지도자가 나오길 기다렸던만큼 관심이 갔습니다.
이듬해 봄 일리야가 고등학교를 졸업할 무렵 신학교 진학 의사를 타진했더니 자신도 그러길 바란다는 뜻을 비쳤습니다. 그래서 러시아 목사님들과 상의한 후 옴스크 신학교로 입학시키기로 했습니다. 물론 부속 경비는 모두 저희가 부담하기로 했습니다.
옴스크 신학교는 독일에 사는 그리스도의 형제들이 보내오는 장학금으로 운영된다고 합니다. 따라서 저희는 1년에 두 번 씩 방학을 맞아 집에 오갈 차비와 생필품 비만 지원하면 됩니다.
그 사이 2학년을 마치고 지난주말 여름 방학을 기해 집에 다니러 왔습니다. 일리야로부터 전화가 왔지만 이사 준비로 바빠서 만날 틈이 없었습니다. 이르쿠츠크에서 드물게 있는 버스로 3시간 가까이 간 다음 도보로 30분 정도 가야 자신의 고향 마을에 도착하게 됩니다.
일리야가 다니는 3년제 신학교(4년 과정을 배움)는 이 나라 교육부로부터 인가난 대학교가 아니어서 병역 연기가 안 되는 탓에 졸업을 채 못하고 입영해야 할 것 같다고 합니다.
러시아는 정교회 나라여서 일리야와 같이 기독교 신학교 재학생은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자칫하면 주위의 눈총을 살 수도 있는만큼 안정된 군 생활을 위해 기도가 필요합니다. 가능한 1년 남은 신학교 과정을 마저 졸업하고 군에 갈 수 있었으면 합니다. 위해 기도바랍니다.
일리야를 통해 일하고 계신 주님께서 때를 따라 돕는 은혜를 베풀어주시리라 믿습니다.
시베리아 원주민 선교를 위해 그리고 일리야가 자기 민족을 구원하는 좋은 목회자가 될 수 있도록 기도해 주시길 당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