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형규 목사의 죽음에 대해 쓴 글

by 이재섭 posted Jul 31,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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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납된 내 친구 배형규 목사여
박원희 목사(총신낙도선교회 대표)


내 친구 형규가 탈레반에 납치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잠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일이 손에 잡히질 않았습니다. 엎드려 울며 기도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리고 이 사건을 둘러싼 언론들과 인터넷 글들을 바라보면서 저는 수 없는 고통을 느끼며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나는 그리스도인으로서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생각을 다시 했습니다.

내 친구 배형규 목사는 참 신실한 형제입니다. 자신이 맡은 일에 대해 그리스도 앞에서 최선을 다합니다. 단 한번도 거짓으로 사람을 대하거나 언행을 한 적이 없습니다. 기도의 사람입니다. 늘 기도를 부탁하고 기도하는 형제입니다. 사랑이 많은 형제입니다. 후배들과 선배들을 늘 사랑하고 아끼는 사람입니다.

힘들고 어려운 사람들을 보면 지나가지 못하는 형제입니다. 사모님도 백혈병에 걸린 사람을 위하여 골수이식을 했습니다. 그리고는 성함이라도 알려달라는 환자에게 자신의 이름을 끝내 밝히지 않았습니다. 내가 어려울 때 늘 쌈짓돈을 주머니에 넣어주고는 버스를 타고 가버린 친구입니다. 독서실에서 공부하고 잠을 자야하는 어려운 가운데서도 독서실 주인과 도서관에서 공부하는 어려운 학생들을 보살핀 형제입니다.

그는 선교를 교세확장이나 영웅심리나 무용담으로 생각하지 않는 형제입니다. 정말 무슬람을 사랑하고 걱정하는 형제이며, 열방의 영혼들을 사랑하는 형제입니다. 형규 같은 목사가 많아진다면 한국교회는 행복한 교회가 될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형규를 볼 때마다 늘 제 자신이 초라하게 생각되었습니다. 형제에게 있는 넉넉함, 이웃을 사랑하고 포용할 줄 아는 하나님 아버지의 마음. 도저히 보통사람이 흉내 낼 수 없는 그리스도의 사랑이 있는 형제입니다.

형규가 탈레반에 납치된 것으로 인하여 마음이 불안하고 고통스럽습니다. 그러나 수많은 인터넷 글들 속에 그리스도인들을 폄하하는 글들을 보면 더 고통스럽고 아픕니다. 내 친구 배형규는 제가 그와 동행하면서 살아온 날들 가운데 영혼의 투명하고 깨끗함이 느껴지던 귀한 형제입니다. 내 목숨을 대신하여 살리고 싶은 형제이며, 저의 심장을 꺼내 주고 싶은 형제입니다. 어쩌면 제가 죽어야 할 자리에 형규가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기도해주십시오. 형규 그리고 동행한 샘물교회 청년들이 하루 속히 풀려나도록, 하나님의 거룩한 영광의 빛이 탈레반 집단을 지배하도록. 여러분 교회 공동체의 예배시간에 기도하여 주십시오.

그리고 말해주십시오. 여러분 주변의 그리스도인들에게 내 친구 형규는 그리스도 예수 앞에서, 하나님 앞에서 이웃 앞에서 얼마나 정직하고 성실하며, 사랑과 섬김이 많았던 형제인지 말해주십시오. 내 영혼이 증인입니다.

2007년 07월 23일 기독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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