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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교사로 부름 받아 저희 가정이 사역지로 나간 지 어느새 20여년이 지났습니다. 선교사 무엇인지도 모르고 나간 때가 엊그제 같은데 훈련받으러 갔을 때 만 한 살이었던 아들은 군 복무를 마친 청년이 되었고, 2개월 된 큰 딸은 올 해 대학을 졸업하고 앞으로의 삶의 방향을 생각하며 기도하는 어른이 되었습니다.

훈련을 마친 후 선교지로 떠날 때 저희에게는 4개월 된 막내가 있었습니다. 우유도 구하기 어려운 곳에 가서 어떻게 아이를 키우겠느냐며 눈물을 흘리시던 가족들 기도 덕분이었는지 언니보다 키가 한 뼘이나 더 큰 막내는 올 해 대학생이 되었습니다. 부모로서 할 일을 생각한다면 하늘나라가기 까지 끝도 없이 많겠지만 성인으로서의 삶을 시작하는 단계에 모두 들어선 것 생각하면 감사할 뿐입니다.
그러나 지금 이 단계까지 오기에는 아이들 나름대로 그들의 숨겨진 아픔이 있었고, 이 아픔을 바라보며 때로는 돕기도 하지만 그렇지 못할 때 그저 바라만 봐야할 때의 부모의 눈물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아픔과 눈물에 함께 해 준 동역자들의 기도가 있었음을 부인할 수 없습니다.

선교사로서의 정체성이 사역에 기본이 되듯이 선교사 자녀도 그들 나름대로의 정체성을 지니고 있어야 합니다. 모세의 어머니 요게벳은 이집트의 왕 바로의 아들로 자라나게 된 모세에게 유모로 들어가 히브리인의 정체성을 심어주었습니다. 바벨론 포로로 끌려갔던 다니엘은 이방신으로 가득한 그곳에서도 스스로 뜻을 정하여 자기를 더럽히지 않았습니다. 그러면서도 바빌론의 총리로 지낼 만큼 능력도 뛰어난 젊은이었습니다. 하나님의 자녀로서의 정체성을 가지고 흔들림 없이 다양한 문화, 이방신이 가득했던 외국에서 신앙인으로, 국제적인 인물로 살았던 것입니다.

많은 선교사 자녀들은 대부분의 삶을 한국이 아닌 선교지에서 보내며 정말 자신이 속한 곳이 어디인지 혼돈하며 살아갈 때가 많습니다. 부모님이 말씀하시는 대로 자기 자신이 한국 사람인 것 같지만 동네 친구들과 어울릴 때는 선교지가 내 나라인 듯하기도 합니다. 대부분이 아직은 서양 선교 기관이 만든 선교사 자녀들을 위해 지은 선교사 자녀학교에 다니며 영어로 교육을 받다 보면 장치 내가 둥지를 틀고 살아야 할 곳은 한국이 아닌 영어권의 한 나라가 아닐까하는 생각도 할 것입니다.

모국인 한국, 선교지에서의 대부분의 삶을 보내기 때문에 자기 나라로 느껴지는 사역지, 언어로 익숙해진 영어권, 이 세 나라 중 어느 것이 정말 자기가 속한 곳일까 라는 고민을 때로는 하게 될 것입니다. 우리의 자녀들이 이런 상황에 맞닥뜨리게 될 것이라는 것을 미리 예견하지 못한 채 어영부영 아이들의 드러나 보이는 부분만을 보며 살아가다보면 아이들은 어느새 국적 없는, 그래서 자신의 뿌리를 어디에 내리고 살아가야 할지 모르는 가운데 살아가기 십상입니다. 아마도 최악의 경우는 신앙마저 흔들릴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 부모들은 선교사로서의 삶을 시작할 때 무엇보다 자녀를 위한 기도와 함께 그들을 위한 대략적인 청사진을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위클리프 선교회의 자녀교육부에서는 선교지로 떠나는 모든 초임 선교사들에게 자신들의 자녀를 위한 대학교까지의 청사진을 그려보라고 합니다. 어린아이라면 아마도 유치원부터 그림이 그려질 것이고, 좀 더 큰 아이들은 그 이후의 계획을 세우게 되겠지요. 그 계획이 비록 중간에 변경이 될지언정 선교지에 가기 전 큰 그림을 그려본다는 것은 자녀교육에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그 그림을 바탕으로 교육의 방향이 결정지어질 것이기 때문입니다.
자녀들의 기본 언어가 무엇이 되어야 할 지, 신앙 교육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의 그림이 그려지게 될 것입니다. 혹 아들이 있는 가정에게는 한국 청년들의 관문인 군대 문제도 그 그림의 중요한 요소가 될 것입니다.

자녀들이 성인이 되어 스스로 자신들의 거취를 결정하게 될 때 선교사 자녀였기 때문에 그 결정에 한계를 느끼게 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혹 선교지가 자신의 살아가야 할 곳이라면 그곳에서 살 수 있을 것이고, 언어가 편한 곳에서 살아갈 기회가 생긴다면 또 그렇게 할 수 있는 것이 선교사 자녀들의 특권일 것입니다.
그런데 그 자녀들이 자신의 고향인 한국으로 돌아가고 싶을 때 그 모국인 한국이 어딘지 내 것이 아닌 것 같고, 언어가 통하지 않아서 뒤늦게 자신이 선교사 자녀였음을 한탄하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큰 딸 아이가 고등학교 3학년때 제게 감사의 말을 한 적이 있습니다. 선교지에서 엄마가 억지로 하게 했던 한국어 공부가 너무 싫었지만, 그래서 엄마가 원망스러울 때도 많았지만 그때 엄마가 포기하지 않고 힘들어하면서도 끝까지 한국어 공부를 가르쳐 준 것에 대한 감사였습니다.

히브리서 11장 1절의 믿음에 대한 정의, 바라는 것들의 실상이고 보지 못하는 것들의 증거라는 말씀은 우리 아이들이 선교지에서, 국내에 들어와 힘겹게 새 생활에 적응해 나가는 모습을 볼 때 가졌던 부모로서의 암담한 느낌, 견딜 수 없는 고통 가운데 있을 때 제게 큰 힘이 되어 준 말씀입니다. 우리는 자녀들의 미래를 보지 못하지만, 그래서 보이는 그것으로는 낙망할 수밖에 없지만 믿음 안에서 하나님이 우리 아이들에게 이루어지게 할 그것을 바라는 믿음으로 우리 아이들을 바라볼 수 있기를 바랍니다.


cgntv.net
이재진 선교사 /위클리프

*********

어느 선교사의 글을 읽고 느낀 바가 많답니다. 그래도 이 자녀들은 영어로 훈련받아 응용할 기회가 많겠지만 러시아어로만 살아온 저희 자녀들의 경우 앞으로 지장이 많을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따사로운 마음을 지닌 동료 선교사가 거의 없는 도시에서 살아왔습니다. 조만간 이런 숙제가 해결되길 바라고 있습니다.
한국에서 멀리 떨어진 외진 땅에서 자라나고 있는 선교사 자녀들을 사랑하고 위로해 줄 수 있는 마음을 소유한 자를 선교지에서 만나는 일이 쉽지 않답니다.
선교사 자녀들에게 관심을 가져주시고 위해 기도해 주시길 당부합니다.

사진설명- 카작스탄에 도착한 이듬해(1998년도) 찍은 선교사 자녀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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