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일 전 미하일 러시아 목사님과 전화 통화를 하던 중에 뜻밖의 말을 들었다.
우리가 1년 째 사역비를 지원하고 있는 부랴트 빌체르 교회 전도사가 앞으로 수개월간
우리와 휴식기를 가지겠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오랜만에 이 마을을 방문하기 위해 러시아 목사님과 함께 가기로 약속까지 해
두었는데 갑자기 이상한 말이 들려와 이해가 안 갔다.
과연 수개월이 지니는 의미가 무엇일까. 아마 한 선교 단체에서 100명이 넘는
여름 단기 선교 팀을 보낸다는 말을 듣고 이 인원이 자기 마을을 다녀가기까지
우리를 피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됐다.
그동안 러시아 목사님들도 한국인 문제로 인해 여러 차례 혼란이 왔다. 왜
이런 애매한 말이 나왔을까. 지난 2월 초 이 선교단체 단기 선교 팀 4명이
이르쿠스크를 방문했다. 그동안 원주민 종족 공화국 마을을 여러 곳 다녔지만
샤마니즘이 강한 탓인지 환영해 주는 사람을 만나기가 어려웠다 한다.
2월 4일 주일 아침 원주민 종족 성도들과의 만남이 주는 의미를 느낄 수 있도록
우리 가 지원하는 원주민 종족 교회로 보냈다. 본래 러시아 목사님 사역지인데
우리 임의로 한국 사람들을 보낸 것이 실수였을까.
신자들이 있는 마을이라 따뜻한 대접도 받고 좋은 교제시간도 가졌다 한다.
이를 지켜본 J간사가 여름에 백여 명의 단기 선교 팀이 올 것이라는 말을 했다
한다. 원주민 종족 현지인의 귀가 솔깃할 정도로 빅뉴스라 생각된다.
우리는 이 선교단체 단기 선교 팀이 올 때 몇 차례 걸쳐 우리 집에서 숙식을 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 등 협조를 아끼지 않았다. 특히 지난해 여름 이르쿠스크를 거
쳐 아프간으로 향하던 일행 10여명이 우리 집에 잠시 머물다 떠났다. 멀리까지 가
서 소기의 목적을 이루지못하고 다시 이르쿠스크로 되돌아와서는 마침 혼자 집을
보고 있는 큰 아이와 함께 좁은 아파트에서 수일간 머물기도 했다. 공항 마중에서
부터 돌아갈 때까지 일정을 도왔다. 이때 J간사가 함께 있었다.
이번에도 선교를 목적으로 왔다는 사실만으로 원주민 종족 교회 방문을 주선했던
것이다. 하지만 생각지 않은 엉뚱한 일이 발생하고 말았다.
이들이 돌아간 지 며칠 후 멀리 떨어진 울란에서 사역하고 있는 자매가 부랴트
현지인들을 데리고 우리가 지원하는 원주민 종족 마을에서 한 주간 머물렀다 한다.
누군가 우리와 현지인 사이를 이간시킨 모양이다. 돌아가는 길에 러시아 목사님
을 만나 빌체르 지역 교회를 자기들에게 양도해 달라는 말을 했다 한다.
먼저 우리를 만나서 한국인끼리 이야기할 수도 있는데 왜 이런 방법을 택했을까.
며칠 후 우리가 선교지를 방문하자 그동안 친절하게 대하던 사람들이 갑자기 냉
담해 진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심지어 우리가 하지 않은 말을 들어 불쾌한 생각
을 갖고 있었다. 누군가 이간을 시키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한 것을 알 수 있었다.
마치 우리가 자기들을 이용해 큰 이익을 얻는 것처럼 강조한 모양이다.
우리는 러시아 목사님 요청으로 사역비를 보낸 것이다. 현지 전도사 얼굴도 모
른채 노회를 통해 사역비를 지원하기 시작했고 이 마을 방문은 그 후에야 했다.
또 러시아 노회를 통해 지원했기 때문에 아직 이런 사실을 모르는 사람도 있다.
사역비를 지불하기 시작하는 것만으로도 우리가 러시아 교회와 협력하고 있는
사역지로 간주할 수 있다. 그런데 오히려 이 사실을 가지고 우리를 문제삼기 시
작했다.
이미 수년 간 이르쿠스크에 있는 러시아 교회가 돌보고 지도자 육성까지 해왔는
데 왜 뒤늦게 참여한 우리를 가리켜 자기들이 세운 교회를 빼앗았다고 지목했을까.
울란 자매는 아직까지 나와 얼굴도 마주친 적이 없다. 낯모르는 선교사를 고발(?)
해도 여자의 말이라 그런지 더 비중을 두는 현실이 이해가 가지 않는다.
최소한 여름까지(단기 선교 팀이 다녀갈 때까지인 듯) 우리와 관계를 갖지 않겠다
고 말한 부분이 이해가 가지 않는 듯- 이번 사태를 일으킨 목적의 하나라 생각된다.
왜 여기다가 초점을 맞추고 있을까. 그렇다면 울란 자매의 교회 소유 주장 의도
는 어디에 있는가. 여름 단기 팀이 우리 영역에서 벗어나 이 지역을 방문하고
자매 또한 자기 사역 영역을 확장하겠다는 의도였을까.
울란 지역에서 삼손 전도사가 있는 곳은 800km나 떨어져 있고 행정구역도 다르다.
혹 단기팀이 오더라도 과연 며칠이나 머물까. 이 때문에 러시아교회와 한국 선교사
가 아름답게 협력해온 선교지를 어지럽혀도 되는 것인지. 선교지를 방문하는 목적
이 무엇인가.
현지 선교사를 선교 현장에서 몰아내가면서까지 단기 팀이 이 지역을 다녀가야 할
이유가 무엇인가. 지난번에 잠시 다녀가면서 자기들이 새로운 지역을 개척한 것
인 양 주위에 말해 둔 것이 아닐까. 그래서 많은 인원을 데리고 선교 현장을 방문
할 때 우리 사역지라는게 알려지면 소기의 목적을 이룰 수 없다고 생각한 것일까-
이런 이유 때문에 현지에 7년 간 현지에 살아온 선교사 사역에 지장을 주고 러시아
목사님 과 우리의 입장까지 곤란하게 만들었다면 단기 선교의 진정한 의미가 무언인
가. 그냥 임의로 찾아간 것도 아니고 우리가 소개해서 만난 사람들을 대상으로 여러
가 지 문제를 야기시켰다면 그 책임은 누가 져야 하는가.
이르쿠스크는 넓다. 이 마을이 아니라도 우리가 대상으로 삼아야 할 선교지가 많이
있다. 굳이 사역지로 삼거나 지원하고 싶다면 우리와 사전에 검토할 수도 있다.
전후 내용을 보건데 이번 사태의 원인은 누군가 여름 단기 선교 팀이 선교 현장에
올 때 멋진 연출을 하기 위해 사전 작업을 하느라 기존 선교 사역에 혼선을 일으키
게 된 것이라 생각된다. 결국 올 여름에 이 지역을 방문하는 단기 선교 팀은 이
지역을 놓고 연출한 자의 무대에 서게 되는 셈이다.
현지 목사님과 선교사에게 피해를 주면서까지 값비싼 연출을 노린 것이다.
단기 선교팀이라 해서 누가 경비를 대신 대주는 것도 아니고 열심히 절약하고 모아
서 선교지를 방문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런 무대의 일원이 되고 만다면 단기 선교
의 진정한 의미를 찾기 어려울 것 같다. 이제라도 문제를 일으킨 자들이 자신의
과오를 솔직히 시인하고 해결점을 찾아야 할 것 같다.
몇몇 사람의 불순한 동기로 선교지를 사랑하는 많은 사람들에게 지장을 주지 않았
으면 한다. 좋은 목적이 아니라면 굳이 단기 선교란 말을 사용해 가면서 선교지를
방문해서는 안 될 것이다. 우리는 시베리아를 찾아오는 단기 선교팀을 언제나 환영
하고 좋은 만남이 되길 원한다.
"형제가 연합하여 동거함이 어찌 그리 선하고 아름다운고”(시 133:1)이런 날을 기다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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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목사님들과 위의 문제를 놓고 회의를 했다. 가장 큰 관심사는 이번 사
태의 원인이다. 그래서 위에서 기술한대로 누군가 배후에서 주도한 것으로 보인
다고 말했다.
굳이 수개월간 우리를 피하려 드는 이유도 궁금한 모양이다. 그래서 일단 여름
단기 선교팀이 다녀가기까지 관망하고 나름대로 노선을 정할 것 같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이 상황에서 계속 현지인 전도사 사례비를 우리가 부담할 것인가가 관
심사였다. 그래서 우리는 다른 곳에서 생활비를 받지 않는 한 그동안 해 오던
대로 노회를 통해 지불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5월 초에 있을 노회 지도자 훈
련비 3명분도 미리 지출했다.
일리야 학생과 가정을 가지고 에반젤리칼 교회 소속으로 신학교에서 수업을 받고
있는 신학생 등 몇몇 학생들을 지원하기로 했다. 장학금이 잘 되어 있는 학교라
방학 중 집을 오가는 교통비와 약간의 생활비를 지불하면 된다고 한다.
거리가 멀어 기차로 이틀 정도 걸린다.
우리는 다소 문제가 있어 보일지라도 기쁜 마음으로 형제들을 품고 사랑하기 원
한다. 대화가 순조롭게 진행되자 러시아 목사님들이 감사하다고 말했다.
결국 동반자의 만남이다.
(인터넷 검색을 피하기 위해 단어들을 조금씩 변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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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사이 새로운 정보가 입수됐다. 여름에 100명 이상 올 것을 믿고 현지인의 마
음을 흔들어 놓았는데 그만 일정이 취소되었다 한다. 올해는 단기선교팀 규모
를 최대한 줄이고 그나마 구성되는 인원은 터어키에만 보내기로 했다는 것이다.
대규모 단기선교 팀이 올 것을 믿고 잔뜩 기대를 걸고 있는 현지인이 실망하지
않을까.
선교는 곧 하나님의 선교이다. 선교를 자기 이익의 수단으로 삼아서는 안 된다.
선교의 주체는 성령이시다. 추후에라도 좋은 목적으로 선교지를 오가기 바란다.
이번 사태에 관심을 가지고 위해 기도해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사진설명- 신실한 형제인 이반 목사님과 함께 부랴트 종족 지역인
우스띠 오르진스키 방문을 기념하여 찍은 사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