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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마지막 주일 약 250km 떨어진 엘란츠 마을에서 주일 예배를 드리기로 예정되어 있어 오전 8시에 출발하기로 했습니다. 일찍부터 서둘러 아침밥을 먹고 외출 준비를 서둘렀습니다. 8시 조금 지나 미하일 목사님 차량으로 이동을 시작했습니다.

 

지난 장거리 여행 때 여기 저기 고장난 차를 어느 정도 수리했나 봅니다. 수년 동안 사라 선교사와 통역 도우미 찬미가 동행했는데 이번에는 저 혼자 미하일 목사님 차량을 타고 시내로 들어섰습니다.

 

미하일 목사님 차가 목사님 사택으로 가더니 사모님과 나이든 여 성도님을 실었습니다. 조금 더 가다가 개인 주택단지에 들어서자 또 한 분이 기다리고 있다가 채소와 산딸기 등 여러 가지 차에 실었습니다. 엘란츠 성도들에게 보낼 선물인 것 같았습니다.

엘란츠 마을은 알혼섬 입구에 위치한 비교적 먼 길입니다. 시베리아 여름은 우거진 나무와 녹음이 짙은 들판, 온갖 풀꽃이 어우러져 멋진 광경을 연출합니다. 한국에서 보기 힘든 소리개가 여기 저기 날고 때론 독수리도 보입니다.

 

미하일 목사님이 가는 길에 잠시 식사를 하자고 말하자 사모님은 갈 길이 먼데 괜찮겠냐고 걱정하는 사이 알혼 섬 입구 삼거리에 차를 세웠습니다. 두 시간 넘게 온 탓에 10시 반쯤 되었습니다. 식당(주로 까페하고 써 있음)이 많은 곳인데 브리야트 식당에 들려 간단하게 요기를 하고 엘란츠 마을로 향했습니다. 11시반 쯤 목적지인 할머니 성도 댁에 도착했습니다.

 

먼저 몸도 잘 가누지 못하고 계신 할머니 성도 남편이 누워있는 방에 가서 기도하고 찬송을 같이 불렀습니다. 미하일 목사님이 제게 특별 기도를 부탁해 할아버지를 위해 기도했습니다. 신앙을 수용하고 감사하는 할아버지가 꼭 천국에 갈 수 있기를 기도하고 거실로 나와 주일 예배를 드렸습니다. 5명이 갔는데 정작 현지인 성도는 할머니 혼자 뿐이었습니다.

 

브리야트 종족으로 고교 영어 교사인 루드밀라 자매가 그동안 안 빠지고 예배를 참석했는데 이번에 안 보여 아쉽게 생각되었습니다(나중에 물어보니 알혼섬 내부에 있는 인척집을 갔다고 합니다). 온통 샤마니즘에 싸인 동네라 신앙생활이 쉽지 않은 지역입니다. 예배 중간에 마리나 여 성도가 참여했습니다. 같이 간 나이 많은 자매(한국으로 치면 권사님쯤 되겠지만 러시아 교회는 여집사나 여권사 제도가 없습니다).가 시 낭송을 했습니다.

 

미하일 목사님 사모님이 동석하자 아름다운 찬양이 울려 훨씬 예배가 감동적이었습니다. 순회 선교에는 대부분 악기가 없고 무곡 찬송가인데다 2,000개 넘는 탓에 곡을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칸젤리나(애칭 까짜) 사모님은 찬양도 잘 하고 영적으로도 뛰어난 분입니다.

2시가 지나서야 예배 모임을 마쳤습니다. 할머니 성도가 준비한 풍성한 식탁을 마주 대할 때마다 이 마을에 제대로 된 교회가 서기까지 장수하셔야 할텐데 하고 바랐습니다.

 

마을을 나서는 동안 집 매매 글씨가 보이자 예칸젤리나(애칭 까짜) 사모님이 저 집 값이 얼마나 하냐고 동네 성도님에게 물어 보았습니다. 백만 루블 정도(약 4000만원) 한다고 말하자 언젠가 이 마을에 저런 집을 사서 기도의 집(교회의 별칭이기도 하고 완전한 교회가 세워지기 전 준비단계인 기도처를 뜻함)하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이 선교사도 여러 차례 이 마을을 들릴 때마다 기도의 집이 세워졌으면 하고 기도해 왔습니다. N교회 헌금이 이 정도 액수가 되었다면 이 마을에 먼저 기도의 집을 세우려 들었을 것입니다. 알혼 섬까지 불과 20km 떨어진 우리 나라로 치면 군청 소재지에 해당합니다. 유난히 샤마니즘이 심한 동네여서 선교적으로도 중요한 지역입니다.

 

엘란츠 마을을 나와 가까운 동네로 향했습니다. 몇 번 본 적이 있는 형제가 영접했습니다. 러시아 기독교단은 나름대로 엄격한 규칙이 있습니다. 술 담배 하는 자는 세례(침례)를 줄 수 없다는 규정에 의해 몇 차례 연기된 끝에 침례를 받은 형제입니다. 한 번 낙오하면 1년을 기다려야 하는데 아마 재수 정도가 아니라 삼수는 한 것 같습니다.

파수대를 전하는 무리가 이 형제를 집요하게 노리는지 집안에 전도지가 보였습니다. 제가 이런 건 보아도 안 되고 들어도 안 된다고 말하자 러시아 역 신세계 성경을 가져왔습니다. 이건 도움이 안 된다. 태워야 한다고 말하자, 예칸젤리나 사모님이 신세계 성경을 받아 가지고 나왔습니다.

 

형제가 그 사이 영적으로 많은 진보가 있었는지 예배 후 신앙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집으로 우리를 안내했습니다. 먼저 어린 소년을 둔 자매 집을 찾아갔습니다. 이제 막 기독교 신앙에 접어든 자매는 샤만(무당)이 기독교에 접근하면 벌 받는다며 나무란 탓에 다소 걱정이 되나 봅니다. 미하일 목사님이 열심히 설명하자 진지하게 듣고 있었습니다. 가지고 간 선물을 주고 다른 집으로 향했습니다. 동네 여기 저기 샤만이 세워놓은 우상들이 보였습니다.

작은 마을임에도 샤만(무당)이 셋이나 있다고 합니다. 이 마을이 복음화되도록 기도바랍니다.

 

돌아오는 길에 낮에 잠시 들렸던 식당에 들려 저녁을 먹었습니다. 주일 선교 여행 땐 부득이 이런 식당 신세를 져야 합니다. 교회를 찾아볼 수 없는 시베리아 원주민 지역을 오가는 동안 잠시 쉴 곳조차 만날 수 없을 때가 많습니다. 1번 교회에 도착하자 밤 10시 반이 되었습니다.

밤에 기도를 시작하면서 선교지에서 보낸 15년 그리고 안식년과 순회 사역을 하면서 보낸 2년 등 적지 않은 날들을 지나면서 무언가 이루어 놓은 것이 없는 것 같아 아쉽게 생각되었습니다. 갑자기 지도자 양성이 중요하다는 암시가 왔습니다.

선교지에 나무를 심으러 온 자들이 있습니다. 좋지 않은 마음으로 심은 나무는 나쁜 열매를 맺어 열매를 기대한 대상에게 실망을 안겨 주기도 합니다. 한국 교회가 선교지에 좋은 나무를 심어 좋은 열매를 맺을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이와 같이 좋은 나무마다 아름다운 열매를 맺고 못된 나무가 나쁜 열매를 맺나니 좋은 나무가 나쁜 열매를 맺을 수 없고 못된 나무가 아름다운 열매를 맺을 수 없느니라 아름다운 열매를 맺지 아니하는 나무마다 찍혀 불에 던져지느니라 이러므로 그들의 열매로 그들을 알리라”(마태복음 7:17-20) 

 

<사진설명> 엘란츠 할머니 성도 가정에서 가진 예배 모임- 비교적 큰 규모 마을로서 샤마니즘의 중심지이기도 합니다. 이 마을 선교와 기도처 설립을 위해 기도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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