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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르쿠츠크에서 부랴트 종족 지역으로 약 120km가면 보한이라는 큰 마을이 나옵니다. 한국으로 치면 군청 소재지에 해당됩니다. 중심 지역 주민이 약 3000명이 넘고 주위에 작은 마을로 둘러싸여 있습니다.
오래 전부터 보한 교회가 자리잡고 있는데 담임목사님이 있을 때는 100명 가까이 모일 정도로 큰 교회였다고 합니다. 부랴트 종족 마을에는 신자가 1000명당 한 두 명꼴입니다. 이런 기준으로 볼 때 보한 교회가 얼마나 대단했는지 짐작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담임목사님이 10년 전에 다른 지역으로 사역지로 옮긴 후 그만 교세가 점차 줄어들어 지금은 서너명 신자가 자리를 지키고 있는 실정입니다. 정말 목자 없는 양의 모습을 피부로 느낄 수 있는 현실입니다.

저희는 미하일 목사님과 함께 보한교회를 자주 방문했습니다. 목회자가 없어 주로 출가하지 않은 딸과 단 둘이 살고 있는 여 성도님이 기도회를 인도합니다. 집에서 교회 건물까지 먼 편인데 추운 시베리아 겨울 길을 걸어서 교회로 오갑니다.
수년 전 이 가정에 어려움이 있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일할 곳을 찾기 어려워 빚을 지게 되면 언제 갚을지 모릅니다. 몸이 아파 돈을 빌려 쓴 것이 무거운 짐이 되고 있는 것을 알고 대신 갚아 주었습니다. 한국 노동자 3-4일이면 벌 수 있는 돈이지만 당시 일을 나가더라도 2개월 정도 월급에 해당합니다.

척 스미스 선교 기관에서 발행한 러시아어 성경교제를 구입해 선물했더니 여 성도님 딸인 자매가 보배같이 교회에 비치해 놓고 누가 빌려 달라 해도 혹시 분실할까봐 안 준다고 합니다. 부피가 크고 짜임새 있게 된 책인데 가격이 좀 비싼 편입니다.
어느 날 보한 교회를 방문하자 교회를 맡고 있는 여 성도님이(러시아는 여자 집사 제도가 없음))이 지친 듯 하소연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사람도 오지 않고 변화도 없고 소망이 안 보인다며 걱정하는 것이었습니다. 누가 이 교회를 맡아 목회하겠다면 생활비를 보내주겠다고 해도 목자를 찾을 수 없습니다.

교회 역사를 잘 알고 있는 미하일 목사님도 안타까운 마음이 앞서나 봅니다. 그렇게 많은 영혼들이 찾던 교회인데 어떻게 이렇게까지 추락할 수 있냐며 탄식하더군요. 미하일 목사님은 노회장을 25년 이상 맡았던 분으로 동시베리아 영역에서 가장 중견 목사님이시지만 부랴트 지역 선교를 최대의 과제로 삼고 있습니다. 그동안 동역자가 되어 추울 때나 더울 때나 여러 마을을 순회했습니다. 집에 돌아오면 자정이 지나고 때로는 2시가 되기도 했습니다.

이르쿠츠크 내에 있는 부랴트 지역에 마을이 60개 정도 있는데 50개 =마마을 가까이 방문했다고 합니다. 처음 방문하는 마을 입구에 차를 세워두고 기도하는 모습이 개척자의 자세를 보는 것 같았습니다. 이 마을들 가운데 교회와 교역자를 모두 갖춘 곳은 빌치르 마을뿐입니다(이 마을과 교회 역사에 대해서는 다음에 쓰도록 하겠습니다).

보한 교회에 좋은 목자가 하루속히 오도록 기도바랍니다. 교회를 지키는 자매님들이 지치지 않도록 관심을 가져주시고 위해 기도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사진설명> 보한 교회를 방문한 이 선교사와 미하일 목사님- 이 교회를 지켜온 세 분의 여성도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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