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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은이는 1988년 6월 20일 한국에서 올림픽이 열리던 해 태어났습니다. 이때 작은 교회를 맡아 사역하고 있었습니다. 19일이 주일이어서 사라 선교사가 만삭이 거의 다 된 무거운 몸으로 주일학생들을 맡아 돌보았는데 저녁에 양수가 터져 서둘러 화양리 차병원으로 갔습니다. 이튿날 예정일보다 한 달 빨리 기은이가 태어났습니다.

 

첫 아이의 탄생의 감동을 느낄 사이도 없이 인큐베이터가 있는 큰 병원으로 옮기는게 좋겠다고 말해 앰블런스를 타고 방지거 병원으로 향했습니다. 평소 듣던 앰블런스 사이렌과 다른 느낌이 들었습니다. 출생 당시 몸무게가 2.45kg이었던 기은이는 몸이 작고 쭈글해 보여 정상 분만한 아이들과 비교가 되었습니다. 인큐베이터에서 3주 이상 지내서야 막 태어난 아이만큼 자랐습니다.

 

 

아래 글은 4년 전 기은이 생일을 맞아 쓴 내용입니다.

기은이는 저희 가정의 첫째 아이입니다. 유월절 전통을 따라 초태생 남자는 주님의 것으로 믿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남자아이가 나면 주님의 종으로 양육하길 원했습니다.

기은이는 목사 가정에서 잉태되었고 자라났습니다. 기은이가 아주 어린 시절 사역하던 개척교회 강단 옆에 방을 꾸미고 살았습니다. 아빠가 기도하러 단에 올라가면 어린 기은이가 베개를 들고 옆에 와 누워있기도 했습니다.

 

 

기은이는 다섯 살 무렵 책을 읽기 시작했습니다. 얼마나 많이 읽는지 책을 공급하는 일이 쉽지 않았습니다. 헌 책방에 가서 전질을 사와도 며칠 안에 모두 독파하여 놀랐습니다. 그래서인지 일찍부터 지식 또한 풍부했습니다.

가양동으로 이사를 해서 공진초등학교에 입학했습니다. 2학년이 끝날 무렵 학교에서 자체 수학 올림피아드가 있었습니다. 기은이 혼자 만점을 맞아 1등을 했습니다.

반 학부모들이 저희 집에 견학을 왔습니다. 작은 아파트에서 동생 둘과 지내는 기은이의 환경이 눈여겨 보인 모양입니다. 과외는 어디서 하냐고 묻기에 우린 그런데 보낸 적 없다고 말했습니다. 어떻게 만점을 받았냐고 묻자 엄마랑 풀어본 문제와 비슷했다고 대답하더군요.

 

1997년 1월 26일 기은이는 초등학교 2학년을 마치기 직전 선교사를 지원한 부모님을 따라 멀리 카자흐스탄을 가게 되었습니다. 열악한 환경이었지만 금방 학업을 앞질러 가기 시작해 이방 나라에서까지 전체 1등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장학생이란 이름으로 사진이 학교 벽에 걸리고 선생님들마다 반겼습니다. 하지만 정작 한국에서 온 자(?)들의 방해가 만만치 않았습니다. 기은이는 선교지의 이면을 어려서부터 체험해야 했습니다.

 

1999년 6월 20일 바로 기은이 만 11번째 생일 방해자들로인해 카자흐스탄을 떠나게 되었습니다. 전날 밤 친한 고려인 가정에서 커다란 메기를 두 마리 잡아와 이별을 아쉬워하며 식사를 나누었습니다. 기은이는 어린 나이에 선교지 현실을 몸으로 부딪치며 살아야 했습니다.

한국으로 돌아와 1년 간 공진 초등학교에 다닌 기은이는 2000년 7월 부모님을 따라 러시아 시베리아의 한 도시인 이르쿠츠크로 오게 되었습니다.

편입을 앞두고 러시아 수학 진도가 너무 빨라 아빠가 한 달 동안 수학 특별 지도를 했습니다. 한국에서 1년 머문 탓에 러시아어도 많이 잊어버린 상태였습니다. 그렇지만 얼마 안 있어 학교 진도를 따라가기 시작했습니다.

 

러시아에서 중학교와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17살 나이에 이르쿠츠크 국립대 물리학부에 입학했습니다. 5년제 학석사 통합 과정을 모두 마치고 이제 졸업식만 남았습니다. 5년 평균 성적이 백분율로 97점 정도 된다고 합니다. 모스크바 국립대 물리학부 박사 과정 입학 허가도 받았습니다.

 

아빠 입장에서 잊지 못하는 것이 있습니다. 기은이가 아직 세상에 나오기도 전에 남자 아이면 주님의 종으로 양육하고 싶습니다고 한 기도입니다. 기은이는 물리학 수업이 끝나면 신학을 계속할 마음의 준비를 갖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앞으로 신학교로 진학할 바에야 학비가 저렴한(모스크바 1/4 수준) 이르쿠츠크 국립대학교에서 박사 과정을 마치면 어떻겠냐고 물었습니다. 앞으로 더 큰 일을 하려면 수업료가 비싸고 다소 무리하더라도 좋은 대학교를 나오는 것이 좋겠다 그동안 공부도 잘했으니 모험을 한번 걸어보자고 말했습니다.

 

 

한국 나이 스물 두 살의 기은이가 금년 가을 세계적으로 알려진 모스크바 국립대 물리학부 박사 과정에 입학하기 위해 준비 중입니다. 저희 형편으로는 학비 조달이 쉽지 않아 보이지만 믿음과 기도로 후원할 생각입니다. 본인 또한 학업과 함께 틈틈이 아르바이트를 해야 하는 등 분주한 삶을 살아가야 하리라 생각합니다. 기은이가 기독 과학자로서 주님의 종으로서 시대가 요구하는 인물로 발돋움할 수 있도록 기도와 격려바랍니다.

2009년 6월 19일 위의 글을 쓸 때만 해도 기도제목이고 바람이었습니다. 얼마 안 있어 꿈이 현실로 바뀌었습니다. 기은이 장학금 아름다운 동행 장학생으로 선정되어 학비 조달이 이루어지고 모스크바에 머무는 동안 한러 과학연구소에서 아르바이트할 기회가 주어졌습니다. 하나님의 돌보심과 주위의 사랑에 힘입어 기은이는 모스크바 국립대학교 이론물리학 박사과정을 우수한 성적으로 마칠 수 있었습니다.

 

 

기은이는 지난해 12월 24일 박사학위 최종 심사를 무난히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왔습니다. 군 입대 대체를 위해 전문요원을 선발하는 연구소를 택해 지원했는데 이또한 합격하여 안정된 삶과 동생 학업까지 지원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연구소에서 선임연구원으로 근무 중이라 금요일 밤에 집으로 와서 토요일 낮에 생일 축하 가족 모임을 가졌습니다.

 

 

그동안 기도와 후원을 해 오신 사랑하는 벗 김 변호사님을 비롯하여 여러 분들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특히 아름다운 동행 발행인겸 편입인이신 박에스더 이사님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후원을 감당해주신 협력 교회 목사님과 성도님들에게 감사드립니다. 섬기시는 교회 부흥과 성도님들의 가정이 평안하고 복된 삶을 영위하시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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