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유한 선교사와 가난한 선교사

by 이재섭 posted Jan 25,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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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연을 준비하는 문상철 교수(KRIM대표)와 봉크 박사, 통역을 맡은 유경애 교수
13일 한국선교연구원(KRIM, 문상철 원장)이 주최한 선교학 포럼에서 캐나다 해외선교연구센터(OMSC) 조너선 봉크(64) 원장이 '선교와 돈'을 주제로 자신의 논문 내용을 발표하고 한국의 선교사들과 의견을 나누었다.

일반적으로 선교사들의 생활비는 모국에서 살아가도 좋은 수준으로 책정된다. 그러나 현지에서는 그 돈이 거대한 부자의 모양새를 갖게 한다.


강연을 정리하는 문상철 교수
에티오피아 선교사 부모에게서 태어난 봉크 선교사는 에티오피아 사람들과는 차별된 특권층 의식의 문화 속에서 자랐다. 그러다보니 자신이 현지인들과 다르게 살아가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봉크 선교사가 에디오피아 선교사로 있을 때 딸에게 준 생일 선물의 값은 에티오피아 교사들의 두 달 치 월급과 같았다. 처음에는 현지인들과 자신의 씀씀이가 다른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자신이 월급을 주던 학교 교사들이 자신을 고소하면서 봉크 선교사는 비로소 깨달았다. 그들에게 자신은 불의한 부자였다는 사실을. 봉크 선교사가 캐나다에 있을 때는 목사님들이 불의한 부자들에 대해 설교할 때마다 실제로 부자이면서 나누지 않는 사람들을 보며 그 설교를 들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그들을 정죄했었다. 그런데 선교지에서 현지인들은 자신을 보며 같은 생각을 했던 것이다.

봉크 선교사는 하나님이 주신 것을 후하게 나누지 못한 자신을 돌아보며 다른 안목으로 성경을 보게 됐
강연 중인 봉크 선교사
다. 그가 다시 본 성경에 의하면 성경은 부유한 그리스도인들은 다른 사람 앞에 오만하지 말아야 하며 부에 소망을 두지 말라고 가르친다. 가진 부를 나누라고 말한다. 서양 선교사들은 현지인들의 입장에서 볼 때 상당히 부유하지만 나누려 하지 않는다며 이로 인해 복음을 선포할 때 사회적 틈이 생기고 자기보다 가난한 사람과 밀접한 관계를 맺기가 힘들다고 주장했다. 선교사들의 삶이 본국에서의 삶보다 비교적으로 피폐하기 때문에 자신을 부자라고 생각하지 않을지 모르지만 선교사들은 현지인들의 시각으로 볼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다.

현대 선교는 선교전략에 많은 초점을 맞춘다. 선교의 성공요인이나 실패 요인을 선교 전략으로 돌리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실제적으로 선교의 성공 여부는 선교사의 거룩성에 의해 좌우되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그 거룩성은 선교사 자신이 판단하는 것이 아니고 현지인들에 의해 판단된다. 현지인들이 이해하지 못할 거룩성은 거룩이 아닌 것이다. 봉크 선교사는 예수 그리스도가 우리의 몸을 입고 내려오신 것처럼, 선교사들도 현지인들의 입장에서 부를 다루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2009년 03월 16일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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